말에는 색이 있다

말의 인문학

by 주현정

딸아,

엄마가 세상을 살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하나 있단다.

바로 '말'이야.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처럼, 말은 사랑을 만들기도 하고 상처를 남기기도 하지.

엄마는 이 ‘말’ 때문에 아빠를 사랑하게 되었고, 사실 이 말 때문에 참 많이도 싸우기도 했단다.

처음 아빠를 만났을 때, 부드럽고 조심스러운 말투가 참 좋았어. 그래서 연애를 시작했고 결국 결혼까지 이어졌지.

하지만 결혼하고 보니, 싸울 때는 엄마의 말도 예쁘지 않았고 아빠도 만만치 않더라.

우리는 서로의 말투 때문에 울기도 하고, 또 많이 배웠지.

그러다 서로 약속했어.

싸울 때 싸우더라도 말투만은 더 신경 쓰자고.

그 약속 이후, 다툼이 정말 줄어들었단다.

말투가 다정해지면 마음도 따라 다정해지는 법이거든.


네가 친구의 말 때문에 울던 날

얼마 전 선이가 친구의 말투 때문에 속상해 울었던 일, 기억하니?

“엄마, 그 친구는 나한테만 짓궂게 말해… 유치원 가기 싫어.”

그 떨리는 목소리를 듣는데, 엄마 마음이 얼마나 아팠는지 모른다.

그때 엄마가 들려준 이야기, 권자경 작가의 〈가시소년〉 기억나지?

입을 열 때마다 가시가 튀어나와 친구들의 마음에 콕콕 박던 고슴도치 같은 아이.

네 마음에도 누군가 가시를 박아버린 것 같아 엄마는 정말 속상했어.

그래서 우리 함께 연습했지.

그 친구가 다시 가시를 던져도 네 마음을 지킬 수 있는 말을 말이야.

“그렇게 말하면 내가 아파.

그렇게 말하지 말아 줘.”

베개에 얼굴을 묻고 그 말을 조용히 연습하던 너.

헷갈린다며 다시 가르쳐달라고 작은 입술로 몇 번이나 되뇌던 너.

엄마는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시리도록 아팠단다.

작은 너의 마음이 상처받지 않기를, 더 단단해지기를 바랐지.


사람에게도 색깔이 있단다

엄마가 말했지?

“그 친구가 네 말에 귀 기울여준다면, 그 친구와 더 좋은 관계가 될 거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너를 아프게 하는 사람은 멀리해도 괜찮아.”

사람에게는 저마다 색깔이 있어.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마음으로는 분명 느껴지는 색이란다.

너에게 편안함을 주는 아이가 있다면 그 친구가 너와 색이 잘 맞는 아이일 거야.

그 아이들이 바로 오래 사랑할 친구들이란다.

누군가의 거친 말투 때문에 네 색깔이 흐려진다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단다.

유유상종이라는 말처럼, 사람은 결국 자기와 비슷한 색을 가진 사람과 함께해야 행복해져.


아이는 부모의 말로 완성된다

오늘 엄마가 ‘아이를 위한 하루 한 줄 인문학’에서 이런 문장을 읽었단다.

“아이는 부모에게서 첫 번째 생명을 받고,

부모의 말로 완성되어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엄마는 말에 누구보다 신경을 쓰려고 해.

너의 인생 두 번째 탄생을 아름다운 색으로 채워주고 싶거든.

너의 말에는 지금 아름다운 색이 담겨 있단다.

너는 그 색을 하루하루 더 진하게,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어.


딸아, 너의 마음을 지킬 힘을 갖길

세상을 살다 보면 네 마음에 가시를 던지는 사람들을 반드시 만나게 된단다.

그때 상처받지 않도록 너만의 힘을 키우렴.

지금처럼 네 마음을 솔직하게 말해보고,

그 진심이 통하면 좋은 인연이 되는 거고,

통하지 않는다면 과감히 놓아도 괜찮아.

그리고 꼭 기억하렴.

너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

누구도 네 마음에 아픈 가시를 박게 해선 안 된다는 것.

엄마와 아빠는 언제나 너를 사랑해.

그리고 엄마는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너의 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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