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일본어 이야기

멈춰있던 일본어

by 맘꽃

사실 일본어를 만나자마자 좋아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아요. 중국어의 애매함과 영어의 복잡함에 질리고 나서 돌아보니, 그 당시 일본어의 단순함에 끌렸을 거라 생각하는 거죠. 쉽고 단순한 걸 좋아하는 제가 일본어는 해볼 만하다 느꼈을 거예요.

그렇게 학교에서 일본어 기초 단어와 문장, 히라가나를 떼었어요. 일본어 선생님은 도라에몽을 닮은 통통한 젊은 남자 선생님이었어요. 학생들과 눈도 안 맞추는 수줍은 성격이었지만 팔뚝만 한 곤봉을 들고 다니면서 단어 하나 틀릴 때마다 손바닥을 때렸어요.

맞기 싫어서 외우기도 했지만, 원래 제가 언어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되었지요.

일본 문화가 개방된 건 1998년이었지만 80년대 후반부터 종로나 동대문, 시내 어디든 가면 일본 노래를 들을 수 있었어요.
리어카에서 파는 불법 복사 테이프를 사 와 의미도 모르면서 따라 불렀어요. 동대문 헌책방에서 사 온 논노 잡지를 뒤적거리기도 했고요.

고등학교 졸업 이후 한자나 단어 공부를 한 적은 없어서 알아듣지 못했고, 읽지도 못했어요. 작은 끌림을 몰입으로 승화시켜 성공한 사람도 많던데 저는 딱 거기까지였어요.

언젠가 일본어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만은 늘 품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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