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의 세포들> 시즌2
Life is 'choice' between b and d.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러나 following guts. 한정된 시간 내에 모든 것을 고려할 수 없기에 우리의 세포들은 무의식 속에서 알잘딱깔센 권한을 행사한다. <유미의 세포들> 속 세포들의 갈등은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선택의 기로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세포들은 저마다 다른 전략과 가치관으로 갖가지 주장을 펼치지만 모두 유미의 행복을 바란다는 사실은 다르지 않다. 세포들이 지지고 볶아 산출해낸 결론은 곧 유미의 최종 판단이다.
그 판단의 중심에 프라임 세포가 있다. 프라임 세포는 세포들을 이끄는 리더이자 컨펌을 내리는 보스로 행복의 큰 줄기를 만들어낸다. 우리는 행복이 무엇인지 잘 모를 때가 있지만 행복이 멀리 있는지, 맞는 길을 가고 있는지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다. 미지의 프라임 세포의 움직임을 느끼기 때문이다. 유미의 프라임 세포인 사랑 세포가 깨어난 후, 무색이었던 유미의 일상은 활기를 찾았다. 연인은 구웅에서 유바비로 바뀌었지만 연애를 통해 얻는 행복감은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사랑 세포는 사랑의 힘과 바비를 향한 마음을 부풀려갔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커진 힘은 휘청이는 법. 인턴에게 흔들린 바비 앞에서 사랑 세포는 무너지고 만다.
행복한 사랑을 위해 세워둔 연애 원칙 VS 꿈같은 연인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마스. 이별 또는 용서. 양쪽 모두 사랑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선택이기에 사랑 세포는 딜레마에 빠진다. 사실 어떠한 선택도 완전한 사랑과 거리가 멀다. 사랑 세포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가 절대적이라 생각했던 굳은 신념은 현실을 만나 수만가지 룰에 얽힌다. 그 룰이 서로 모순되어 양쪽에서 우리를 잡아당길 때, 영원할 것 같았던 신념은 장력에 의해 무너져버린다. 사랑 세포는 끝내 바비를 선택하지만 이미 늘어지고 뜯어진 사랑임을 느끼고 분노에 휩싸인다.
사랑 세포의 분노는 온전하게 지켜내지 못한 사랑에 대한 집착이다. 이루지 못한 가치와 채워지지 못한 욕구에서 오는 결핍은 부정적인 감정을 피워낸다. 흑화한 프라임 세포 앞에선 고집불통 수천억 세포들도 속수무책. 감정에 취해 망해버린 세포들의 조별과제는 결국 세포마을 시스템을 마비시켰다.
우리는 다양한 가치를 등대삼아 살아가지만, 그 여정은 험난하고 마주하는 선택은 매 순간의 시험이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행복을 위해 좇던 가치가 나의 발목을 잡을 때, 방향을 잃은 우리는 감정에 매몰된다. 상황을 다각으로 볼 수 없게 되고 그렇게 점점 우리의 세계는 망가진다.
우리는 원래 그렇다. 감정적이고 심술궂고 게으르고 고집쟁이에 한 치 앞도 못 본다. 그렇기에 나를 위해 존재하는 세포마을이라고 해서 언제나 최선의 선택만을 할 순 없다. 획기적이고 디테일한 비유로 우리의 선택을 표현해내는 이 천재적인 작품이 이러한 난관 앞에 등장시킨 것은 다름 아닌 유미였다. 세포마을 시스템의 혼란을 타파하는 것이 세포가 아닌 '나'라는 본체인 것이다. 바비 앞에 선 유미의 본체는 눈물을 머금고 있지만 세포마을의 유미는 차분하게 세포들과 눈을 맞춘다. 고난 앞에서 껍데기는 무너지더라도 알맹이 스스로는 상처 입은 가치들을 안아주고 다독여야 한다. 우리는 이미 세포에 새겨진 기질과 성향을 거스를 수 없다. 그러나 중요한 선택 앞에서 '의지'라는 초자아를 발동시킬 힘이 있다. 의지를 발동시켜 행복을 실현해줄 다른 가치에게 권한을 넘기고 마을의 기강을 잡아 무너진 행복 회로 시스템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결국 역치를 넘은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은 '나'다.
분노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감정, 우울은 상황이 바뀌지 않을 거라는 무기력이다. 의지는 세포마을을 통제하고 삶의 우선순위를 바꿀 수 있다. 통제하고 바꿀 수 있다. '의지'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우리에게 마지막 카드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다스릴 수는 있다. 통제하고, 바꿀 수 있다. 세포들의 욕망은 강력하기에 새로운 삶의 기회를 만들어 낸다. 유미의 작가 세포는 선물 살 돈 없는 유미에게 전기밥솥이라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고 결국 더 큰 기회를 만나 점차 능력을 펼쳐내는 중이다. 이루지 못한 가치 앞에서 좌절하지 않는다면 세포들은 우리 몰래 기회의 틈을 연다.
현존하는 인기 아이돌 중 상당수는 길거리 캐스팅 출신이다. 캐스팅 담당자들은 숨은 보석을 찾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행운이 제발로 걸어들어온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기다리고 있다간 숨어있는 범규 같은 귀요미들을 놓쳐버릴지도 모른다. 그건 너무 슬픈일이다.... 프라임 가치에 대한 집착을 잠시 내려놓고 캐스팅 매니저에 빙의해 세포마을을 방문해보자. 가치를 지켜내고자 하는 신념은 대단하고 소중한 힘이지만 행복을 위한 선택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의미가 퇴색된다. 혼수상태가 되기 전에 상처 입은 세포들이 아픔을 치유할 시간을 주고 세포마을 골목골목 다른 은둔 고수를 찾아 둘러보자. 당신의 행복과 평온한 일상을 맡길만한 잠재적 프라임 세포들이 생각보다 많을지도 모른다.
....like 캐스팅 출신 범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