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가 사는 집에 이사 온 지 딱 10년이 되는 날이다. 시간이 이토록 빠르게 흘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처음 이곳에 들어섰을 땐 모든 것이 낯설고, 빈 공간 속에 우리의 시간을 채워가야 한다는 막막함도 있었지만… 지금 이곳은 누가 뭐라 해도 '우리의 집'이 되었다. 10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행복이의 첫 번째 생일부터 10번의 생일 파티까지 전부 이 집에서 보냈다. 케이크 위의 촛불을 불던 모습, 친구들과 웃고 뛰놀던 소리, 그리고 생일마다 조금씩 자라나는 행복이의 키와 마음. 그 모든 순간들이 벽과 마루, 창밖의 나무 그늘 속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행복이는 그렇게 한 집에서 성장했다. 그리고 성장해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이 집을 단순히 머무는 공간으로 두지 않았다.
직접 인테리어를 고르고, 작은 장식 하나까지 손길을 얹었고, 집과 마당을 연결하는 계단을 직접 만들고, 벽을 칠하고, 레노베이션을 거듭해 가며 이 집은 우리의 시간과 취향, 추억으로 완성되어 갔다. 공간은 결국 기억으로 채워지는 것임을 이 집을 통해 배웠다. 사람은 물건이나 공간, 때로는 빛과 소리마저도 기억의 조각으로 삼아 애착을 가진다.
이 집은 우리에게 그런 존재다.
이젠 집을 떠올리면 단지 건물이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하나의 생명체처럼 느껴진다.
그 마음을 나누기 위해, 오늘 우리는 일본 식당에서 조촐하지만 특별한 저녁을 함께했다.
한집에서 10년 동안 쌓인 일상과 기념일들을 떠올리며, 서로에게 수고했다 말하고, 이 집에서의 다음 10년도 함께하자고 다짐했다. 이 집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우리도 없었을 것이다. 추억은 사람을, 그리고 사람은 공간을 만든다. 그리고 그 공간은 시간이 흐를수록 집 그 이상이 된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