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가방 속, 처음 만난 바다의 냄새

by Ding 맬번니언

치카가 바람을 맞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정말 좋았다. 작은 몸으로 코를 씰룩이며, 처음 마주한 바닷바람을 마시는 그 순간 나는 그저 조용히, 그녀의 곁을 지켜보았다. 오늘은 치카의 사회화를 도와주기 위해 처음으로 브라이튼 비치로 산책을 나섰다.

아직 최종 백신을 다 맞지 않은 치카는 작은 가방 속에 쏙 들어가 나와 함께 바다로 향했다. 남들이 보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치카만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이 시기에 세상의 다양한 냄새와 소리, 움직임을 접하는 것, 그것이 그녀의 평생 성격을 결정할 수 있다는 걸 공부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따라 날씨는 흐리고, 바닷바람은 다소 차가웠다. 그래서일까 산책 나온 사람들이 거의 없어
조심스럽게 치카를 산책로 한편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처음 보는 바닷가를 잠시 망설이다가

작은 발걸음으로 조심조심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람에 나부끼는 풀잎, 파도 소리, 낯선 사람들의 발소리. 모든 것이 처음이었지만 치카는 겁먹지 않고 세상을 향해 천천히 시선을 넓혀갔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치카는 내 생각보다, 정말 잘 해내고 있다.

한걸음 한걸음, 치카는 세상을 배우고, 나는 그런 치카를 보며 다시 세상을 사랑하게 된다.

오늘도 바람은 불고, 우리는 함께 걷는다. 비록 치카는 아직 걷는 것보다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지만 그 바라봄 속에서 그녀는 아주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런 치카를 바라보며 또 하나의 따뜻한 기억을 가슴 깊숙이 간직한다. 그런데 정말 놀라웠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치카를 쳐다보는 눈빛이 장난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발걸음을 멈추고, 누군가는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말을 건넸다.

“어머, 몇 살이에요?”
“이름이 뭐예요?”
“진짜 귀엽다…”

그때 알았다.
치카는 이미, 세상과 작게 소통하고 있었다. 아직 땅을 디디며 걷기엔 이르지만, 작은 눈망울과 귀로 세상을 향해 반응하고, 사람들의 기운을 읽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사회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떠올렸다. 강아지 사회화란, 단순히 사람이나 강아지를 자주 만나게 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세상은 안전하고, 흥미롭고, 나를 해치지 않는 곳이라는 ‘기억’을 만들어주는 과정이다.

그 기억들이 차곡차곡 쌓일수록, 강아지는 낯선 자극 앞에서 덜 놀라고, 사람과 공간, 사물에 더 유연하게 반응하게 된다. 만약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세상이 늘 위협처럼 느껴지고, 낯선 상황에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두려움 속에 갇히게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치카가 낯선 바람을 맞고, 낯선 시선을 받고, 낯선 소리와 냄새에 노출되는 것을 그저 ‘산책’이 아니라 인생의 아주 중요한 연습이라고 믿는다. 세상의 품 안에서 조금씩 넓어지는 치카의 시야를 보며, 나는 오늘도 생각한다. 이 작은 생명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그 모든 순간들이 그녀의 평생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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