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권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제목은 『엄마가 아니어도』, 서수진 작가님의 신작입니다.
이 소설은 태국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얻고자 하는 한 인물, 인우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 작품 속에는 저를 모델로 한 인물, 요한도 등장합니다. 서 작가님이 저를 인터뷰하신 뒤, 이 이야기를 쓰셨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 속의 요한은 실제의 저와는 꽤나 다른 인물로 그려져 있어 처음엔 조금 서운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죠. 소설은 현실을 비추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작가의 상상력과 해석을 담는 그릇이라는 것을요. 그래서 이질감보다는, 그 차이를 통해 오히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말리라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녀는 과거에 대리모였고, 그 계기로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으며, 지금은 통역 일을 하며 다른 대리모들을 돕고 있는 입체적인 인물입니다.
저도 행복이를 가지기로 하면서 대리모의 입장에 대해 전혀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대리모 입장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진심으로 하게 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말리는 단순히 대리모 한국말로 씨받이로 누군가의 아이를 낳아주는 존재가 아니라, 그 삶의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고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주체적인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녀를 통해, 제가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시선과 감정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서수진 작가님의 『엄마가 아니어도』는 단지 대리모라는 소재를 넘어서, 우리가 가족이라고 부르는 관계의 경계, 그리고 부모가 되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입니다. 그리고 아이를 가지고 싶은 주인공 부부와 게이 부부 그리고 대리모까지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누군가에게는 너무도 가까운 이 이야기 속에서 당신도 말리처럼, 인우처럼, 혹은 요한처럼 자신만의 질문 하나를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맬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