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분은 행복이랑 닮았네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행복이의 텀 3 마지막 날이었다. 학교에서는 학년별로 댄스를 선보이는 행사가 열렸고, 나는 아들의 춤을 보기 위해 강당으로 향했다.

강당 안으로 들어서자 학부모님들이 의자에 앉아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저분은 행복이랑 닮았네’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건 다름 아닌 행복이었다. 학부모들이 앉아야 할 자리에 떡하니 앉아 있었던 것이다.

나는 다가가 물었다.
“여기 왜 앉아 있니?”


행복이는 고개를 떨구며 대답했다. “유럽 여행 때문에 춤 연습을 못 해서, 오늘은 안 추려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아이의 마음속에서 움츠러든 기운을 읽을 수 있었다. 연습을 덜 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무대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네가 춤을 추지 않으면, 내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잖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중요한 건 무대에 서는 거야.”

행복이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반 아이들이 있는 자리로 돌아갔고, 결국 무대에 올라 춤을 추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확신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손을 잡아끌어주는 것만이 아니다. 때로는 살짝 등을 밀어주는 것이다. 아이 스스로 용기를 내기 어려울 때, 단 한 마디가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오늘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 단순히 행복이를 춤추게 한 것이 아니다. 아이가 스스로를 포기하려던 순간, 다시 무대 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등을 밀어준 것. 그것이 부모로서의 작은 개입이었고, 동시에 가장 큰 역할이었다.


내가 한국에서 부모님과 경험한 것은 대체로 포기와 자책이었다. 격려보다는 “왜 더 못했느냐”는 꾸중이 더 많았다.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 나는 스스로를 믿는 힘을 기르기 어려웠다. 누군가 등을 밀어주기는커녕, 오히려 한 발 물러서게 만드는 말들이 더 익숙했다.


그 기억은 아직도 내 안에 남아 있다. 그러나 부모가 된 지금, 나는 다르게 살고 싶다. 내 아이에게는 포기가 아닌 용기를 가르쳐 주고 싶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중요한 건 시도하고 끝까지 해보는 용기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잘하는 건 그다음 문제다. 결과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무대에 서는 그 자체가 값진 경험이니까. 아이가 언젠가 세상 앞에서 주저할 때, 나는 오늘처럼 살짝 등을 밀어주고 싶다. 내가 어릴 때 받지 못했던 격려를, 내 아이에게는 물려주고 싶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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