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 나는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by Ding 맬번니언

방학 동안 나는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행복이의 부모, 친구, 그리고 선생님.
솔직히 말해 부모와 친구는 10년을 넘게 하고 있기에 나름 잘하고 있다. 사랑을 주고, 함께 웃고, 때로는 놀아주면 된다. 하지만 선생님이 되는 일은 전혀 다르다. 부모로서의 인내심과 친구로서의 유머만으로는 감당되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행복이를 가르치는 일은 늘 도전이다. ADHD를 가진 아이를 직접 가르쳐 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책으로 배운 설명과 실제는 완전히 다르다. 그리고 ADHD아이들 각각 다르다는 것을 공부를 통해서 알았다.

행복이 네번째 작품

행복이와 공부를 할 때면 마치 백지를 마주한 기분이 든다. 가르쳐 준 내용을 기억하는 것보다 잊어버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 어제 힘겹게 이해시킨 개념이 오늘은 온데간데없다. 그래서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설명을 반복한다. 마치 계속 지우개로 지운 칠판 위에 다시 글씨를 쓰는 것처럼.

“이건 어제도 했던 거야.”
입 밖으로 그렇게 말이 튀어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굳어진다. 하지만 곧 깨닫는다. 화를 낸다고 상황이 바뀌는 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5학년 과제가 이제는 나에게도 점점 벅차기 시작했다. 수학 문제 하나를 풀려면 아이를 도와야 하지만, 동시에 내 머리도 같이 굴려야 한다. 영어는 더하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문장을 읽어도 맥락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영어 사전을 함께 펼치고 단어 뜻을 하나씩 찾는 연습을 시작했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아이에게는 지루하고, 나에게는 버거운 과정이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내가 과연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질문이 어쩌면 틀린 질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완벽한 선생님이 아니라, 부모이기에 할 수 있는 가르침을 주는 것일 테니까.


행복이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문제를 잘 푸는 능력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는 습관이라는 걸 안다. 기억하지 못하면 또 가르치면 되고, 이해하지 못하면 다시 설명하면 된다. 중요한 건 아이가 배움에서 도망가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또다시 반복한다. 같은 문제, 같은 단어, 같은 문장을. 때로는 지쳐 쓰러질 듯하지만, 그 순간에도 나는 부모이자 선생님으로 남는다.


솔직히 말해, 나는 하루라도 빨리 선생님이라는 역할에서 벗어나고 싶다. 부모와 친구로만 남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아이 앞에 앉아 또박또박 문제를 설명한다. 어쩌면 이것이 부모라는 자리일 것이다. 원하지 않아도 짊어지고, 힘들어도 반복하며, 결국은 아이와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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