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카가 우리 집에 온 지 어느덧 4개월이 넘었다. 사실 나는 한 번의 깊은 아픔이 있었다.
대박이라는 폼스키를 키웠는데, 그 아이는 심장에 문제가 있어 생각보다 너무 일찍 우리 곁을 떠났다.
그날 이후, “두 번 다시 개를 키우지 않겠다.” 나는 다짐했다.
하지만 행복이의 오랜 간절한 설득에 조심스럽게 다시 마음을 열었다. 그렇게 치카가 우리 가족이 되었다. 치카는 처음 만난 날부터 엔젤 같았다. 치카를 픽업 집으로 돌아오는 한 시간이 넘는 시간을 차 안에서 얌전히 자기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날 비가 많이 내려서 차가 많이 막혔다. 그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조금씩 함께 지내며 알게 된 건, 치카는 생각보다 겁이 많다는 것이다. 처음 보는 물건이나 낯선 환경 앞에서는 호기심보다 두려움이 먼저였다. 그래서 여름용 침대를 새로 사줬지만, 그녀는 코끝으로 냄새만 맡고 돌아서 버렸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치카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부분은 행복이와 비슷하다.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시도하면 결국 그녀는 스스로 다가온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나는 아이를 키우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치카를 통해 인내와 기다림의 언어를 다시 배우고 있다.
강아지마다 다르듯, 사람마다, 아이마다 다르다.
훈육에도, 사랑에도 정답은 없다. 그저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기다려 주는 것. 그게 진짜 사랑의 훈련이라는 걸 치카가 내게 가르쳐 주고 있다.
그리고 치카가 우리 집에 온 지 4개월이 조금 넘은 오늘, 드디어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산책 중 신호등 앞에서 항상 초록불이 켜지기도 전에 뛰어가던 치카가, 이번엔 멈춰 섰다. 4개월만에 성공이다. 대박이는 중도에 포기했다. 그래서 성공을 보지 못했다.
빨간불이 파란불로 바뀌는 그 몇 초를, 처음으로 기다려 준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이건 단순한 ‘훈련의 성공’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의 결과라는 걸.
그리고 깨달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쉽게 포기하기보다, 조금 늦고 힘들어도 끝까지 기다리고 도전하는 것 그게 결국 진짜 성장이라는 걸.
나는 이걸 행복이에게 꼭 가르쳐 주고 싶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라는 걸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마음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내 삶의 우선순위를 단단히 세운다. 나는 그렇게 또 아들 행복이를 기다릴 생각이다.
남들의 속도에 흔들리지 않고, 내가 걸어야 할 길을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걷기 위해서다. 삶도 훈련이다. 치카가 신호등 앞에서 기다리는 법을 배웠듯, 나도 내 마음의 신호를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