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결국 현실이 되어버린 날이다.

by Ding 맬번니언

걱정이 결국 현실이 되어버린 날이다. 요즘 사람들은 ‘백세 시대’를 말한다. 행복이가 어른이 될 무렵엔 120세 시대가 가능하다고들 한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정말 축복일까? 건강하게, 그리고 품위 있게 오래 사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스티븐의 아버지가 여러 차례 경미한 증상을 보이시더니, 오늘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으셨다. 왼쪽으로 마비가 왔다고 한다. 며칠 전부터 이상 신호가 있었지만, 결국 피할 수는 없었다. 그 소식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한국의 아버지도 뇌졸중으로 요양병원에 계신다. 이제는 스티븐의 아버지까지 같은 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두 분, 아니 우리 셋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당뇨병’.


당뇨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몸을 무너뜨린다. 매일 조금씩 균열을 내며, 어느 날 갑자기 그 틈이 무너져 내린다. 그렇게 두 분은 결국 그 균형이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을 맞이하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앞에서 묘한 두려움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다음은 나일 수도 있겠다.”
그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하지만 나는 두 분과는 다르다. 그분들은 나름 관리한다고 했지만, 체계적인 방식은 아니었다. 반면 나는 3개월마다 피검사를 받고,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생활화하려 노력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균형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건강은 단순히 몸의 문제가 아니다. 균형의 문제다.
몸과 마음, 휴식과 일, 절제와 욕망 이 모든 것이 한쪽으로 기울어질 때, 그 틈이 병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관리란 단지 병을 막는 행위가 아니라,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 두 아버지를 보며 다시 깨달았다. 건강은 한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매일의 누적된 결과라는 것을. 그리고 그 결과는 ‘관리’라는 이름의 작은 선택들이 만들어낸다.


이제부터라도 더 단단히 마음을 다잡으려 한다. 몸의 균형을 잃지 않으면, 삶의 균형도 지킬 수 있으니까. 그것이 나 자신을 위해서이자, 내 가족 스티븐과 행복이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이다.


그리고 나는 마음속으로 또 하나의 바람을 품었다. 최소한 아흔 살까지는 브런치를 건강하게 하고 싶다. 지금처럼 커피 한 잔을 옆에 두고, 나의 생각과 하루를 글로 정리하며,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느낌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그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내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몸이 늙어가더라도, 생각하고 느끼고 기록하는 일만큼은 끝까지 놓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간절히 욕망한다. 오래 사는 삶이 아니라, 의미 있게 쓰여지는 삶을 위해서. 내가 브런치를 통해 남긴 한 줄 한 줄이 나의 세월이 되고, 나의 흔적이 되기를 바라며.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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