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타이밍이다. 내가 요즘 가장 자주 떠올리는 말이다. 오늘은 특히 모든 타이밍이 미묘하게 어긋나며 하루 전체가 삐걱거리는 느낌이었다.
오후 1시, 나는 예정된 병원 검진을 위해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피검사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헬스장에 안 간 지 벌써 세 달이 넘었다. 처음엔 잠깐 쉬려던 것이, 연말이고 아이 방학도 곧이고, 돈도 조금 아껴보자는 마음이 겹치면서 운동은 자연스럽게 내 하루에서 미끄러져 사라졌다.
몸은 타이밍을 정확히 기억한다. 쉬는 타이밍은 너무 잘 찾아가면서 다시 시작하는 타이밍은 쉽게 내 앞에 오지 않는다. 만약 상태가 이대로 유지되면 약을 더 늘려야 할 것 같다고 의사가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이렇게 또 하나의 타이밍을 놓쳤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해보겠다고,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할 수 있을 때 운동을 더 하자라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리고 오후 4시에는 행복이의 ADHD 담당 의사와 상담이 있었다. 행복이는 약 복용 후 지난 1년 동안 정말 많이 좋아졌다. 용량을 조금씩 늘리며,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천천히 배워가는 중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마치 약효의 타이밍이 어긋난 것처럼 행복이의 컨트롤이 쉽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했다.
우리 동네 Dendy 공원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연례행사 때문이다. 작년 처음 우리를 제외하고 혼자친구들과 밤늦게까지 놀았던 그 짜릿한 기억이 행복이를 꽉 잡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 소피아 생일 파티가 있어도, 의사 상담이 있어도, 아무것도 그의 마음을 붙잡지 못했다. 행복이의 에너지는 이미 어딘가 먼 곳으로 달려가 있었다. 타이밍이 안 맞는 날엔, 아이의 마음도 쉽게 멀어진다. 이런 날 행복이는 정말 미친놈 같다.
그리고 오늘은 소피아의 30번째 생일이었다. 그녀를 알고 지낸 지 20년이 되었다. 나는 그녀에 생일을 정말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감정이 따라주지 않았다. 병원에서의 내 상태,행복이를 통제하기 힘들었던 오후, 약의 타이밍이 흔들리는 아이를 보는 마음 등 이 모든 것이 겹치며 소피아에게 따뜻하게 웃으며 건넬 한 문장이 입에서 도무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내가 힘들게 번 돈 300불을 건넸다.
누군가의 기쁜 날에 내 마음은 한 발짝 뒤에 서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이 스스로도 아쉬웠다.
하루 동안
내 몸의 타이밍,
행복이의 약과 컨트롤 타이밍,
축하해야 할 순간의 타이밍이
모두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버렸다.
그리고 공원에서 정말 많은 십 대들을 보았다. 의사 선생님도 잘못된 그룹이랑 어울려 인생 망치는 경우도 있으니 십대가 되기전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도움이 필요하면 아이를 꼭 도와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은 모든 것이 엉망진창 같아 보였을지 모르지만, 돌아서 생각해 보면 삶이란 원래 이렇게 타이밍이 맞는 날도 있고, 엇갈리는 날도 있는 것이라 이해하게 된다. 타이밍을 놓치는 날은 나에게는 다시 조정하라는 메시지이고, 아이에게는 성장 중이라는 신호이며, 관계에서는 정성을 다시 채울 기회다.
오늘도 나는 배운다.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는 하루도 결국 인생의 일부라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맞물릴 더 좋은 타이밍을 위해 나는 내일 다시 마음을 정돈할 것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