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의 아버지가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

by Ding 맬번니언

살다 보면 마음대로 흐르지 않는 날이 있다. 아무리 내가 조절하려 해도 세상은 들숨과 날숨처럼 제멋대로 움직이고, 그 흐름 속에서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건 결국 나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배운다.

최근 나는 행복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받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이의 기분, 행동, 태도는 때로는 태풍처럼 변덕스럽다. ADHD 치료를 통해 많이 안정되었다고 해도, 어떤 날은 예측하기 어렵고, 어떤 날은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튀어나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함께 휘둘렸고, 아이의 파도 속에서 나도 허우적거렸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아이는 아이의 속도로 살아갈 뿐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이 각오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오늘 저녁, 스티븐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그는 전화를 받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 순간 나는 알았다. 이것은 단순한 전화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마음을 한순간에 무겁게 만드는 소식이 되었다.


전화를 끊고 스티븐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알고 보니 스티븐의 아버지가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자신이 슈퍼마켓에서 직원에게 밀려 넘어져 크게 다쳤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 스티븐이 변호사와 함께 해당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이다.


합의 과정에 있는 상황에서 스티븐의 아버지가 이미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해버린 것이다.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상황을 모르는 대중에게 “아무 도움이 없었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셈이 되어버렸다.

언뜻 보면 단순한 말실수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법적 절차에서는 말 한마디가 칼처럼 예리하다.


사실과 다르게 말하면 ‘거짓 진술’이 되고, 그 말은 결국 우리 가족이 싸워야 할 더 큰 문제로 돌아올 수 있다. 스티븐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얼굴이 굳었고, 나는 옆에서 그 표정 하나만으로 그의 마음이 얼마나 무겁고 복잡한지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아이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아니다. 어른도, 부모도, 심지어 할아버지까지도 모두 자기 마음을 완벽하게 조절하며 살지 못한다는 것이 가족이고 인간이다. 우리 모두는 순간의 감정에 흔들리고, 불안에 눈이 멀어 실수를 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 말이 앞서기도 한다.


그러니 결국 이 말은 맞다. 그 누구도 타인을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자기 자신만 제외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 ‘자신’조차 때로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며, 가족을 돌보며, 관계를 지키며 살아가는 일은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 세계에 매일 적응하는 일이다.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이고, 때로는 더 큰 숨을 들이마시며 버티고, 또 때로는 그냥 내려놓고 마음을 정리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배운다. 아이에게서, 일에서, 스티븐에게서, 그리고 스티븐의 아버지에게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이며 다시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는 것을 배웠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하고 가장 중요한 선택이라는 것을.

그래서 나는 오늘 또 다짐한다.

“나는 나를 다스리고, 나머지는 받아들이겠다.”

그것이 삶이고, 가족이고, 사랑이니까.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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