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새해는 조금 다르게 맞이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정까지 깨어 새해를 기다렸겠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내일 출근을 해야 했고, 새벽에 일어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새해맞이는 유난히 조용했고, 이상할 만큼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46년을 살아오면서 나는 새해를 꽤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가족들과 해맞이를 보러 다니기도 했고, 호주에 와서는 스티븐과 함께 여러 장소에서 새해를 맞았다. 바닷가에서, 전망대에서, 때로는 사람들 틈 속에서 새해의 시작을 확인하곤 했다. 새해는 늘 무언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날이었다.
하지만 2026년의 시작은 잠으로 맞이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해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계획이 있기 때문에 나는 내일 일을 한다. 들떠서 보내기보다, 차분하게 시작하고 싶었다. 2026년은 나에게 꽤 중요한 해다.
드디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 힘으로 1억 원을 모으는 해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모은 돈은 약 6천5백만 원 정도이다. 쉬운 길은 아니었고, 한 번에 이룬 것도 아니다. 늦게 시작했고, 느리게 쌓아왔다.
그래서일까.
이 새해에는 설렘 대신 현실감이 앞선다.
축하보다는 책임이, 기대보다는 꾸준함이 더 중요해진 나이다. 새해를 화려하게 맞이하지 않아도 괜찮다. 불꽃놀이가 없어도, 카운트다운을 놓쳐도 상관없다. 지금의 나는, 조용히 잠들었다가 다음 날 일어나 출근해서 일을 하는 쪽을 선택했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의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새해맞이일지도 모르겠다. 들뜨지 않아도 흔들리지 않고, 기대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는 2026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대부분 사람들과 반대로 잠든 사이 넘어간 2026년 새해였지만, 깨어 있는 시간 동안은 분명하게 더 열심히 살아낼 생각이다.
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을 어떻게 할지 2026년 12월 31일에 생각해 보아야겠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