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의 하루는 늘 그렇다.

by Ding 맬번니언

우리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할 수 있는 준비를 차분히 해두었다. 마음을 정리하는 준비에 더 가까웠을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행복이는 할머니와 함께 할아버지를 뵙기 위해 트램을 타고 병원에 갔다. 할머니가 혼자 운전해서 가기에는 병원이 꽤 멀었기 때문이다. 그 시간 나는 내 트램을 운전했다. 그리고 트램 안에 나란히 앉아 있을 두 사람을 생각했다. 행복이가 말이 많지 않아도, 함께 가는 그 시간 자체가 스티븐 어머니에게 위로가 되었기를 바랐다.

행복이가 오후에 집에 돌아와서 우리는 집에 남아 뒷마당 정원을 가꾸었다. 잡초를 뽑고, 자른 잎을 치우고, 흙을 고르며 손을 움직였다. 눈에 띄는 변화는 크지 않았지만, 정돈된 공간을 보니 마음도 조금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떠나기 전의 하루는 늘 그렇다. 짐을 싸는 시간보다, 사람을 만나고, 손을 움직이고, 해야 할 일을 끝내는 시간이 더 중요해진다. 어쩌면 이 준비는 여행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잠시 자리를 비우기 위해

스스로에게 허락을 구하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없는 동안, 스티븐의 어머니가 아버지를 잘 돌볼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는 하나둘 준비를 시작했다. 스티븐 아버지에 대한 마음 한편에는 걱정이 남아 있었지만, 그 걱정을 이유로 모든 걸 멈출 수는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더 천천히 준비했다.


이제 하루가 남았다. 내일은 치카를 강아지 호텔에 데려다주어야 하고, 짐도 정리해야 한다. 옷을 고르고, 필요한 물건을 챙기면서도 머릿속은 계속 병원과 집을 오갈 것이다.


떠난다는 건 늘 이런 것이다. 몸은 다른 곳으로 향하지만, 마음은 쉽게 따라오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믿어보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 각자의 자리에서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을.


남길 수밖에 없는 시간과, 함께하지 못하는 순간들까지도 조용히 받아들이며 우리는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완벽한 출발은 아니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가능한 방식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다. 처음으로 경험해 보는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여행이 어떻게 끝이 날지 지켜보면서...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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