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목요일, 우리는 랑카위로 떠난다.

by Ding 맬번니언

내가 모르는 것이 정말 많다는 사실을 요즘 자주 느낀다. 그리고 모른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다음에 할 일은 분명하다. 알아가려는 태도를 멈추지 않는 것. 베네수엘라 사건이 바로 그런 사례처럼 느껴진다. 나는 이 사안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에 가깝다.


베네수엘라 국민의 삶만 놓고 보면 변화가 필요해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개입해 한 나라의 대통령을 납치했다는 서사는, 어떤 명분을 붙이더라도 쉽게 납득되지는 않는다. 국제 정치에는 늘 우리가 모르는 맥락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만, 힘이 개입되는 방식은 언제나 불편한 질문을 남긴다. “잘되기 위해서였다”는 설명 하나로 모든 과정이 정당화될 수 있는 걸까.


이런 일들은 생각보다 세상에 아주 많다. 겉으로 보면 이해되지 않는 선택, 설명되지 않는 행동, 도덕과 현실이 어긋나는 순간들.


이번 주 목요일, 우리는 말레이시아 섬 랑카위로 떠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아마 많은 한국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버지가 그렇게 위급한데, 여행을 간다고?”

나 역시 처음에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여행을 떠날 기분도 아니다. 마음은 무겁고, 들뜸은 없다. 그런데 이 여행은 스티븐 동생의 6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자리이고, 다른 형제들도 함께하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랑카위에 간다.

겉으로 보면 두 사건은 전혀 다르다. 하나는 국제 정치의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가족의 선택이다. 하지만 요즘의 나에게는 묘하게 닮아 보인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선택을 빠르게 판단한다. 그 안에 어떤 맥락이 있는지,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알기도 전에 말이다. 베네수엘라 사건을 두고 쏟아지는 단순한 분노와 환호처럼, 개인의 삶에 대한 선택도 외부에서는 쉽게 재단된다.


세상에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건들이 너무 많다. 나도 이해되지 않으면서 떠나는 여행을 이번에 경험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전제 위에서, 나는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 애쓰게 된다.


아마도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건 이것일 것이다. 모르겠다는 감각을 유지하는 것,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잘못이라 단정하지 않은 것, 그리고 설명되지 않는 선택들 속에도 각자의 이유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우리는 그 복잡함의 한가운데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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