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는 치카를 강아지 호텔에 맡겼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행복이도 함께였다. 대부분 행복이가 학교에 있을 시간이지만 방학이라서 행복이도 강아지 호텔이 궁금해했다.
치카는 원래 자동차 멀미를 심하게 한다. 차에 타기만 하면 숨을 가쁘게 쉬고, 불안한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행복이가 옆자리에 앉아 조용히 손을 얹어주어서였을까, 아니면 이번이 벌써 세 번째라서였을까.
치카는 처음으로 멀미를 하지 않았다. 차 안에서 치카는 유난히 차분해 보였다. 마치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강아지 호텔에 도착하자, 치카는 잠시 주변을 둘러본 뒤 망설임 없이 나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인사를 하고, 그렇게 잠시 떨어져 지내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조용했다. 치카의 발소리가 사라진 집에서 우리는 여행 준비의 마지막을 했다.
열어두었던 가방을 다시 닫고, 빠진 것이 없는지 몇 번이나 확인했다. 오늘은 기온이 40도를 넘는 날이었다.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동남아에 와 있는 것 같은 더위였다. 햇빛은 날카로웠고, 공기는 무거웠다.
저녁에는 스티븐의 어머니를 초대해 함께 식사를 했다. 여행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병원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갔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트램을 타고 병원에 가는 경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였다.
떠나기 전날은 늘 그렇다.
짐보다 마음을 더 많이 챙기게 되는 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마무리하며 내일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렇게 40도가 넘는 하루를 보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