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과 11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by Ding 맬번니언

어제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오늘은 오래된 지인들을 만난다. 한 사람은 거의 20년을 알고 지낸 사이고, 또 한 사람은 11년을 함께 알고 지내왔다. 시간으로만 따져도 내 인생의 상당 부분을 공유해 온 사람들이다.

오늘 우연히 이런 글을 읽었다.


“약 7년 이상 반복적이고 친밀한 상호작용을 하면, 뇌는 그 사람을 가족처럼 인식한다.”
혈연이 아니어도, 함께한 시간이 충분히 쌓이면 뇌는 그 관계를 가족과 유사한 방식으로 처리한다는 내용이었다. 위기 상황에서 떠올리고, 무의식적으로 신뢰하고, 설명 없이도 이해하려는 존재로 분류한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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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만난 새로운 사람들은 분명 즐거웠다. 대화는 신선했고, 질문은 호기심으로 가득했고, 서로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도파민이 분비되는 느낌이 있었다. 새로움이 주는 에너지, 가능성이 주는 설렘. 그런 만남은 삶에 분명 필요한 자극이다.


하지만 오늘 만난 오래된 지인들과의 시간은 전혀 다른 결이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굳이 멋있게 말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침묵이 어색하지 않고, 말이 없어도 서로의 상태를 읽을 수 있는 관계. 그들과 함께 있을 때 나는 나를 ‘소개’ 하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모습도, 초라한 모습도, 지나온 시간도.

어제의 만남이 심장을 두드리는 설렘이었다면, 오늘의 만남은 숨을 고르게 해주는 안정감이었다. 생각해 보면, 20년과 11년이라는 시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의 인생에 반복적으로 등장했고, 기쁠 때도 힘들 때도 곁에 있었다. 그래서 뇌가 그들을 가족처럼 인식한다는 말이 이해가 됐다. 피가 섞이지 않았을 뿐, 감정의 구조는 이미 가족에 가까운 상태인 것이다.


나는 어제의 새로움도 좋았고, 오늘의 익숙함도 좋았다. 다만 분명해진 것이 하나 있다. 나에게 정말 깊이 남는 관계는, 나를 흥분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바로 내 파트너 스티븐이고 나와 함께 저녁을 먹은 내옆에 사람들이다. 도파민은 순간을 밝히고, 신뢰는 시간을 지탱한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삶을 확장시킨다면, 오래된 지인들과의 관계는 삶을 버티게 한다.

어제와 오늘 나는 그 둘의 차이를 몸으로 느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생각했다.


아, 이 사람들이구나. 내 인생에서 이미 가족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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