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마지막 날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행복이 방학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리고 하필이면, 기온은 45도까지 올라갔다. 숨이 막힐 듯한 더위 때문이었을까. 몸도 마음도 쉽게 기운이 빠지는 하루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흘려보내고 싶은 날이기도 했다. 그런데 방학의 마지막 날을 그렇게 보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다니엘 형을 만나기로 했고, 행복이와 세비를 데리고 키즈 카페로 향했다. 예전 같았으면 아이가 가장 먼저 신나 하며 뛰어들었을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행복이는 키즈 카페를 좋아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더 이상 좋아하지 않았다. 놀이터의 구조도, 색깔도, 놀이기구도 모두 “유치하다”는 표정이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아이는 어느새 그 공간을 졸업해 버렸다는 것을. 좋아하던 장소가 시시해졌다는 건, 분명 성장의 신호였다.


다행히 한 가지는 아이의 눈길을 붙잡았다. 실내 자동차 경주였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10분에 2만 원. 순간 계산이 머릿속을 스쳤다. 짧은 시간, 과한 비용, 그리고 이 더운 날의 판단력. 그래도 방학의 마지막 날이라는 이유 하나로, 결국 결제를 했다.


행복이는 헬멧을 쓰고 핸들을 잡았다. 그 짧은 10분 동안 아이는 진지했고, 집중했고,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그 모습만으로도 오늘의 선택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방학이 끝났다는 건 단지 학교가 다시 시작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또 하나의 ‘어린 시절’이 조용히 지나갔다는 뜻이라는 것을. 좋아하던 공간이 유치해지고, 설레던 놀이가 짧아지고, 만족의 기준이 점점 또렷해진다.


45도의 더위 속에서 우리는 방학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지치고, 비싸고, 완벽하지 않은 하루였지만 그래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분했다. 아이의 성장은 늘 이런 식이다. 어느 날 갑자기 알게 된다.

“아, 이 시기는 이제 끝났구나.”

그리고 부모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다음 장을 조용히 준비한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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