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신문에 부고가 실렸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 우리는 스티븐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한 시간 정도 드라이브를 했다.

우리가 종종 방문하는 곳, 야외에 조각들이 전시되어 있는 레스토랑이다. 넓은 정원과 조용한 공기, 그리고 사람들의 말소리가 낮게 깔리는 공간. 이런 날에 오기에 이상하게도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

이번 주 금요일은 장례식이다.


그 사실이 우리 셋 사이에 조용히 놓여 있었다. 식당에서 스티븐은 어머니에게 장례식 절차를 하나씩 설명해 드렸다. 누가 스피치를 하는지, 어떤 사진들이 선택되었는지, 어떤 음악이 흐를 예정인지. 장례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세밀했고, 놀랄 만큼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죽음 이후의 세계는 멈춰 있는 것 같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은 계속 결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오늘 아침, 신문에 부고가 실렸다. 우리는 그 신문을 조심스럽게 어머니께 건넸다. 종이 한 장에 담긴 이름과 날짜, 몇 줄의 문장. 그것이 한 사람의 생을 요약한다는 사실이 마음을 묘하게 눌렀다. 어머니는 한동안 말을 하지 않으셨다. 종이를 오래 바라보다가, 천천히 접어 무릎 위에 올려두셨다.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점심 메뉴를 고르고, 날씨 이야기를 하고, 정원의 조각들을 구경했다.

슬픔은 그렇게 일상 사이에 섞여 있었다.


크게 울지도, 완전히 외면하지도 않은 채. 나는 그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장례식은 단 하루지만, 받아들이는 과정은 그보다 훨씬 길다. 오늘의 점심은 단순한 외식이 아니라, 어머니가 현실을 천천히 손에 쥐어보는 연습 같은 시간이었다.


우리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고, 슬픔을 없애지도 못했다. 하지만 함께 앉아 있었고, 같은 식탁을 나누었고, 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었다. 어쩌면 받아들인다는 것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이렇게 조용한 점심 한 끼를 견디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아무 일 없는 얼굴로 웃었고, 그 웃음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작별을 준비하고 있었다.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온 뒤, 나는 한국에 있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상하게 마음이 내려앉았다.


장례식이 가까이 올수록 살아 있는 사람의 존재가 더 또렷해진다. 나는 엄마 칠순에 맞춰 한국에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엄마 생신에 본다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자마자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망설임은 없었다.


12월 엄마 생신에 나는 엄마 앞에 서 있을 것이다.
처음으로 내 손으로 직접 생일상을 차리고, “고생 많았어요”라는 말을 조금 늦게 꺼내는 아들이 될 것이다.


누군가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시간 속에서 나는 누군가의 생을 축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죽음이 가까이 오면 삶은 더 선명해진다.


그래서 오늘의 웃음도,
오늘의 전화도,
오늘의 비행기표도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아직 곁에 있는 사람에게 늦기 전에 마음을 건네는 일.

아마 그것이 지금 내가 배운 가장 단순하고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플린더스 역에 몰리던 흐름이 자연스럽게 안작역으로 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