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가 태어나기 전 나는 내가 게이로서 죽으면 어떨까란 생각을 해보았다. 슬픔 그 자체였다. 그리고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싱글 게이들이 죽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닿았다.
내가 만난 대부분의 한국 게이들은 자주 우울하다고 말한다. 한국 게이들의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겨야 하기에 혼자인 경우가 많다. 게이이기에 가족에게서 멀어졌거나, 아직 자기 삶을 완전히 공유하지 못한 채 경계 위에 서 있는 사람들이 많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그들의 장례식은 가능할까.
장례식장에 가보면 대부분 가족이 있고, 자식이 있고, 남은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아무도 없는 싱글 게이는 장례식도 없을 확률이 높다.
정례식에서는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이야기를 하고, 그 사람의 삶을 정리한다.
하지만 부모보다 먼저 죽지 않는 이상 자식도, 반려자도 없는 싱글 게이들은 어떤 마지막을 맞게 될까.
그 질문은 이상하게 오래 남는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행복이가 최소한 내 장례식을 돌아볼 것이다. 게이들 중에 죽으면 다 무슨 소용이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장례식은 결국 산 사람들의 의식일 뿐이라고도 한다. 보여주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좋은 장례식에 가보면 한 가지는 분명히 느껴진다. 그 사람이 얼마나 사랑받았는지.
그건 꾸밀 수 없는 공기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온도다.
나는 믿는다.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 중 사랑받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사람은 결국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장례식은 죽은 사람의 마지막 행사가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방식의 증거 같다. 나는 내 삶이 누군가에게 따뜻하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언제 가는 한국의 게이들도 조금도 행복한 장례식을 기대해볼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