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되지 않은 차량을 그대로 두면 견인을 해버린다.

by Ding 맬번니언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운전한 자동차가 EOS였다. 18년이 넘는 시간을 우리 가족과 함께한 차였다. 내가 호주에서 처음으로 길을 익히고, 처음으로 두려움 없이 운전대를 잡게 해 준 차.

견인한다는 경고장

조쉬아도 소피아도 이 차로 면허를 취득했다. 그리고 행복이도 이차로 등하교를 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의 시간 대부분이 그 안에 있었다. 여행도, 장보기에도, 아무 의미 없는 드라이브에도 늘 EOS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 기아를 구입하면서 자연스럽게 EOS의 자리가 사라졌다. 마음으로는 조금 더 시간을 끌고 싶었지만 현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에서 등록되지 않은 차량을 그대로 두면 견인을 해버린다. 그리고 그 벌금은 농담처럼 넘길 금액이 아니다. 추억을 붙잡고 있을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었다.


스티븐은 모든 것을 미루는 버릇이 있다. 급한 일만 먼저 해결하다 보니, 이런 일은 항상 마지막으로 밀린다. 나도 그걸 알면서 그냥 함께 흘려보냈다. 그러다 결국 시간이 우리를 몰아붙였다. 게다가 내일이면 스티븐은 자카르타로 비즈니스 여행을 떠난다.


우리에겐 월요일, 오늘 하루뿐이었다. 마치 마지막 기회처럼. 그래서 스티븐을 밀어붙였다. 차를 팔기 전에 세차를 시키면서 바라보니 이상하게도 고마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오래된 핸들, 손에 익은 시트, 세월이 묻은 냄새까지.

물건이 아니라 시간을 보내는 동반자 같았다. 나는 사람도 쉽게 정리 못하지만 물건에도 이렇게 감정이 남는다. 그 안에 우리가 살아온 시간이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EOS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기분이었다. 큰 사건도 아니고,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하루지만 우리 가족에게는 하나의 시대가 끝나는 순간 같았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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