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우리는 새로운 것들을 시작한다.지금까지 한번 도 해본적이 없는 것들이다.
그 첫 번째는 행복이가 혼자 학교에 등하교를 해보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특별할 것 없는 일일지 모르지만, 호주에서, 그리고 우리 집에서는 꽤 큰 사건이다. 아이가 혼자 길을 나선다는 건 단순히 이동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연습이기도 하다.
아직 어리다고 느껴지는 마음 때문에 우리는 나름의 준비를 했다. 애플 워치와 휴대전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작은 안전망이다. 행복이는 전화기를 가방에 챙기고 집을 나선다. 필요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있다는 사실만으로 부모의 마음은 조금 놓인다.
걸어가는 대신 전동 스쿠터를 타고 학교에 가는 것도 이 새로운 시도의 일부다. 재미가 있어야 아이에게도 기억에 남을 테니까. 아동용이라 속도는 빠르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달려서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다. 그 정도의 거리, 그 정도의 속도가 지금 우리에게는 딱 맞다.
월요일부터 시작된 이 작은 독립은 행복이에게 많은 것을 알려줄 것이다. 길을 건너는 법, 시간을 맞추는 감각, 스스로 책임지는 경험. 그리고 우리에게는 아이가 조금씩 자기 세계를 넓혀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법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두 번째 시작도 있다.
이번에는 아이가 아니라 우리 둘의 이야기다. 우리는 함께 기타를 배우기로 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수업이 시작된다. 악기를 배우겠다는 결심은 오래 미뤄둔 숙제 같았는데, 이제야 꺼내 든 느낌이다. 잘 치게 되는 것이 목표라기보다, 같은 것을 배우며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이의 첫 독립과 우리의 새로운 도전.
2026년은 그렇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해가 될 것 같다.
아버지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우리는 아직도 시작할 것들이 많다. 그런데 벌써 2월이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를 앞질러 간다. 달력을 넘길 때마다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시작하기에 늦은 순간은 없다는 걸 우리는 이미 여러 번 배워왔다. 올해 계획한 목표들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것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계속 앞으로 가는 것,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웃을 수 있는 것.
그러니 다시 숨을 고르고, 우리가 세운 방향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자. 아직 2026년은 길고, 우리에겐 시작할 시간도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다음 주부터 스티븐 없이 스티븐 어머니를 조금 더 찾아뵙도록 할 것이다. 이것도 올해 도전과제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