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할 것 없는 하루, 아무도 없는 작은 클럽에서 오후

by Ding 맬번니언

나는 아주 사소한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행복이의 테니스를 위해 처음으로 클럽에 가입했다. 그전까지는 동네 벽을 상대로 공을 치며 연습했지만, 이제는 조금 더 진지하게 해 보기로 한 것이다. 거창한 결심은 아니었지만, 우리에게는 작은 전환점 같은 날이었다.

우리 셋은 처음으로 테니스 클럽에 갔다. 작은 클럽이라 조용했고, 예상대로 코트에는 아무도 없었다. 늦은 오후의 햇빛이 철망 사이로 길게 들어오고, 바람에 네트가 살짝 흔들렸다. 비어 있는 코트 특유의 정적이 오히려 우리만의 공간처럼 느껴졌다.


경기가 시작되자 공이 라켓에 맞는 소리가 텅 빈 코트에 또렷하게 울렸다. 스티븐은 안정적인 스트로크로 천천히 리듬을 만들었고, 행복이는 온몸을 다 써서 공을 쫓아다녔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자세였지만, 공 하나라도 더 넘기겠다는 집중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공이 네트를 간신히 넘을 때마다 우리는 동시에 웃었고, 실수로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튀면 서로를 놀리며 다시 시작했다. 점수를 세는 것도 잊은 채, 우리는 그냥 계속 랠리를 이어갔다.


경기가 끝났을 때 셋 다 땀이 맺혀 있었지만 이상하게 개운했다. 그리고 행복이가 6대 3으로 스티븐을 이겼다. 스티븐은 라켓을 어깨에 걸친 채 집으로 걸어갔다. 클럽이 집에서 5분 거리라는 사실이 새삼 좋게 느껴졌다. 멀리 떠나는 여행도 아니고, 거창한 계획도 아니었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에 우리가 머물 공간이 생겼다는 것이 묘하게 든든했다.


행복이와 나는 남아서 탁구를 쳤다. 탁구공이 가볍게 튀는 소리는 테니스 공과는 또 다른 리듬이었다. 작은 공이 탁탁 오가고, 우리는 괜히 더 진지해져서 몸을 앞으로 숙였다. 행복이는 승부욕에 눈이 반짝였고, 나도 열심히 했지만 행복이에게 이길 수는 없었다. 웃음이 계속 새어 나왔고, 아무 의미 없는 점수에 둘 다 괜히 환호했다.


그 순간 나는 생각했다. 이런 시간이야말로 인생의 재미 아닐까 하고.

특별할 것 없는 하루, 아무도 없는 작은 클럽, 라켓 소리와 웃음만 가득한 휴일의 오후.
나는 이런 사소한 장면들이 모여 우리 삶을 만든다고 믿는다. 그것이 나에 행복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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