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 아무리 아름다운 시간도, 아무리 기다렸던 여행도 결국 끝을 향해 간다. 20주년 여행도 이제 점점 마지막에 가까워지고 있다.
처음 몰디브에 도착했을 때는 시간이 아주 느리게 흐를 것 같았는데, 막상 지나고 보니 하루하루가 생각보다 빨랐다.
눈을 뜨면 바다가 있었고, 하루가 끝나면 또 다른 색의 바다가 있었다. 그렇게 같은 바다를 보면서도 매일 조금씩 다른 기분으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제 다시 반복되는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오늘이 이곳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내일 우리는 Maafushi로 간다.
이번 일정에 하루를 더 추가한 이유는 분명했다. 바로 너스 샤크와 수영하기 위해서다. 너스 샤크와 수영하는 경험은 이번 여행에서 행복이가 가장 기대하는 것 중 하나다. 사실 Centara Mirage Lagoon Maldives에서도 관련 액티비티는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는 2시간 프로그램이 122달러다. 반면 마푸시에서 6시간 투어가 60달러다. 시간도 길고, 구성도 다양하다. 다른 투어들 역시 전반적으로 훨씬 저렴하다.
몰디브 리조트 안에서는 모든 것이 아름답지만 가격 또한 리조트답다. 결국 여행에서는 아름다움과 현실 사이에서 선택을 하게 된다. 나와 스티븐은 사실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충분히 힐링이 된다.
가만히 앉아 파도 소리를 듣고 햇빛이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채워진다. 하지만 11살 행복이에게는 다르다. 아이에게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직접 움직이고, 만지고,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
몸으로 경험해야 그 하루가 만족스럽다. 그래서 이번에도 행복이는 그림 수업에 참석했다. 그 비용도 38달러였다. 호주 돈으로 계산하면 약 75달러 정도다. 짧은 활동이지만 리조트 안에서는 모든 경험이 프리미엄 가격이 된다.
그래도 행복이는 즐거워했다. 아이에게는 가격보다 새로운 경험이 먼저다. 행복이는 그림을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나와 스티븐은 기념일 혜택으로 제공된 무료 30분 마사지를 받았다. 짧았지만 충분했다.
20년을 함께한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바다를 보며 조용히 몸을 맡기는 시간. 그것만으로도 오늘 하루의 의미는 충분했다. 여행이 끝나간다는 것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끝이 있기 때문에 기억이 더 선명해지는 것 같다. 내일은 또 다른 섬으로 이동한다. 리조트의 고요함에서 조금 더 현실적인 몰디브로. 그리고 아마 그 안에서 또 다른 몰디브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