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는 지금 학교 캠프 중이다. 멜버른에 돌아오자마자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캠프를 떠났다. 몰디브 여행에서 막 돌아온 직후라 짐을 정리할 틈도 없이 다시 아이의 짐을 챙겨 보내야 했다.
처음 행복이가 학교 캠프를 갔을 때는 걱정이 훨씬 컸다.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밤에 집을 찾지는 않을지, 혹시 사고는 없을지, 부모의 머릿속은 늘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먼저 상상하게 된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는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쉽게 편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초등학교 마지막 6학년 캠프.
이번에는 예전보다 마음이 훨씬 놓였다. 아이가 어느 정도는 자기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걱정은 있지만 예전처럼 불안이 앞서지는 않는다.
오히려 집이 조용해지면서 생각보다 내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가 없으니 하루의 리듬 자체가 달라진다. 식사 시간도 단순해지고, 챙길 것도 줄어들고, 집 안 공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언젠가는 정말 행복이가 내 도움이 필요 없는 날이 오겠구나. 점점 자기 삶이 생기고, 친구가 더 중요해지고, 부모 없이도 스스로 움직이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내 시간은 더 많아질 것이다. 지금은 가끔 원하던 시간이지만, 그 시간이 계속 길어지면 그 안에 외로움도 들어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동시에 자신의 다음 시간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간이 줄어들 때 그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울지 조금씩 배워야 하는 것처럼.
그래서인지 요즘은 시어머니에게 조금 더 마음이 간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 있는 동안 혼자 일주일이 많이 외로우셨다고 했다. 아이가 캠프에 가고 집이 조용해진 지금 그 외로움이 어떤 감정인지 조금은 상상된다.
그래서 행복이가 없는 동안 그녀에게 조금 더 신경을 쓰기로 했다.
조금 더 전화하고,
조금 더 만나고,
조금 더 시간을 내기로.
아마 행복이가 캠프에서 돌아오면 다시 집은 바빠질 것이다. 말소리가 커지고, 챙길 것이 많아지고, 숙제와 일정이 다시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며칠은 다른 의미의 시간을 배우는 중인지도 모른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아이의 성장을 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모가 자신의 다음 시기를 조금씩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것을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