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시어머니와 영화를 보다.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처음으로 스티븐, 그리고 시어머니와 함께 영화를 보았다. 선택한 영화는 Marty Supreme.

Timothée Chalamet가 주인공이고,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는 정도의 정보만 알고 있었다.

사실 나는 영화 자체보다 스티븐이 이 영화를 무척 보고 싶어 했기 때문에 선택했다. 이미 상영 기간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라 대형 상영관이 아니라 조금 작은 영화관에서 볼 수 있었다. 나는 지금 개봉한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스티븐이 너무 보고 싶어 해서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그렇게 영화관에 도착했다. 호주의 작은 상영관들은 늘 조금 특별하다. 영화를 보면서 술을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과 시어머니는 와인을 주문했고, 나는 팝콘과 음료를 샀다.


각자 손에 든 것이 달랐지만 같은 영화를 기다리는 분위기 안에 함께 앉아 있었다. 그 장면이 이상하게도 새롭게 느껴졌다. 가족이 함께 같은 공간에서 같은 화면을 바라보는 시간. 내가 시어머니를 20년 동안 알고 지내면서 처음으로 함께 영화를 보는 날이다. 크게 특별한 일은 아닌데 막상 지나고 보면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다. 그것이 바로 오늘 이다.


솔직히 말하면 영화 내용은 완전히 이해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전개가 단순하게 따라가기 쉬운 영화는 아니었고, 장면마다 상징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티모시의 연기는 확실히 대단했다.


표정 하나, 시선 처리 하나, 대사 사이의 숨까지도 배우가 장면을 끌고 간다는 느낌이 있었다. 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지금 가장 주목받는 배우 중 하나라고 말하는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배우의 힘만으로 끝까지 보게 만드는 영화가 있다. 오늘 영화가 조금 그랬다. 영화가 끝난 뒤 우리는 함께 저녁을 먹었다.


영화관 밖으로 나오면 방금 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다시 꺼내게 된다.


누구는 어떤 장면이 좋았다고 하고,
누구는 이해가 잘 안 됐다고 하고,
누구는 배우 이야기를 한다.


오늘도 그랬다. 식사하면서 영화 이야기를 나누었고, 생각보다 대화가 길어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앞으로도 이런 시간을 더 자주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돌아보면 함께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일이 아니라 같은 기억을 하나 더 만드는 일인지도 모른다.


특히 세대가 다른 사람들이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식탁에서 각자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은 생각보다 따뜻하다. 오늘은 영화 내용보다 그 시간이 더 오래 남을 것 같다. 그리고 한국의 부모님도 조금 생각이 나는 그런 날이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행복이는 지금 학교 캠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