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는 오늘 학교에 가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선생님들의 파업 때문이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많은 공립학교 교사들이 수업을 멈췄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아이들이 피해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트램으로 시티로 운행을 나가야 했기 때문에 오늘 분위기를 직접 볼 수 있었다. 빨간 옷을 입은 교사들이 도심 곳곳에 모여 있었다.
그 숫자가 꽤 많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이 일이 단순한 하루의 사건이 아니라 교육 시스템 전체와 연결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내 아이가 직접 영향을 받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오늘 운행하는 16번 노선에는 유독 사립학교가 많다. 그런데 오늘 내 트램은 평소보다 더 꽉 찼다. 이유는 분명했다. 사립학교 교사들은 이번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 결과 사립학교 학생들은 평소처럼 학교에 갔기 때문이다.
결국 오늘은 공립학교 아이들은 집에 머물고, 사립학교 아이들은 그대로 등교하는 묘한 풍경이 만들어졌다. 같은 도시, 같은 시간인데 누군가는 학교에 가고, 누군가는 가지 못하는 하루.
그 순간 머릿속에 하나의 문장이 떠올랐다. 교육의 평등이라는 착각. 우리는 모두 같은 교육을 받는다고 믿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누군가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교육이 멈추지 않는 환경에 있고, 누군가는 시스템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 하루가 멈춘다.
같은 나이,
같은 도시,
같은 시간.
하지만 출발선은 이미 다르다. 같은 도시, 다른 출발선.
그 차이는 교과서 속에서가 아니라 이런 날에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조금 씁쓸했다. 알고 보면 Victoria에서는 약 85%의 아이들이 공립학교에 다니고, 15% 정도만 사립학교에 다닌다.(참고로 나는 행복이가 15%에 포함되기를 바란다.)
그 말은 오늘 하루만 놓고 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영향을 받았다는 뜻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수많은 사립학교 아이들을 아무 일 없다는 듯 학교에 데려다주면서 마음 한쪽이 불편했다.
그 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다만 그들이 서 있는 위치가 다를 뿐이다. 교대를 하면서 다른 운전사에게 말했다.
“오늘 제 트램은 장난 아니었어요.”
그는 말했다.
“다른 노선은 한가했어요. 애들이 학교를 안 가니까요.”
같은 도시 안에서 전혀 다른 흐름이 동시에 존재하는 하루였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렇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에 있는 행복이와 함께 영화관에 갔다. 행복이가 보고 싶어 하던 애니메이션이 있었고, 친구와 함께 보고 싶다고 해서 극장을 찾았다.
그런데 평일이지만 예상보다 사람이 훨씬 많았다. 아이들로 가득 차 있었고, 거의 만석이었다. 영화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영화 내용보다 그 풍경이 더 인상적이었다.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을까.
생각해 보니 답은 단순했다.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
그리고 그 하루를 채워야 하는 부모들.
집에만 둘 수도 없고, 아이들은 에너지가 넘치고, 하루는 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이 극장을 선택한 것이다. 오늘 극장은 단순히 영화를 보는 공간이 아니라 갑자기 멈춘 하루를 어떻게든 채우려는 공간처럼 보였다.
오늘 하루를 지나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
교육, 현실, 선택, 그리고 부모의 역할까지.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만이 아니라 학교가 멈춘 날에도 그 하루를 어떻게 채울지 고민해야 하는 것.
그것 또한 부모의 몫이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선명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같은 곳에 살고 있지만 같은 조건에서 시작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차이는 아주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드러난다. 그래서 더 생각하게 된다. 나는 내 아이를 어떤 출발선에 세우고 있는가.
그리고 그 출발선 위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오늘은 조금 아이러니했고, 조금 씁쓸했지만, 그래서 더 오래 남을 하루였다. 빨리 임금 문제가 해결되어 선생님들이 교단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