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7일 과거이야기 (참고로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닌 과거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요즘 행복이가 프렙에 가고 시간이 많아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 있다. 친구 만나기, 운동하기, 그동안 보지 못한 텔레비전 보기, 패션 공부 하기등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나의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의 평온해진다. 올해는 시작이 좋다.
그중에 게이 친구들 만나기가 제일 힘들었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케이랑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전에 행복이랑 같이 게이 친구들을 만나서 식사를 하면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먹어야 했고 늘 정신없는 상태로 만남이 끝났다. 여자들하고 다르게 상당수 남자들은 아이 돌보는데 도움이 별로 안 된다.그들은 솔직히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다.
아이가 있는 부모와 아이가 없는 사람 특히 싱글이 만나면 이야기 주제부터 시간이면 모든 것들이 어긋나기 일수다. 아이가 없을 때는 몰랐는데 싱글 게이들은 아이에게 관심이 전혀 없다는 것을 배웠다. 그러니 게이 친구들하고 관계유지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나마 내 친구들은 나를 위해서 행복이에게는 관심을 보여준 좋은 사람들이다.
행복이가 학교에 3시까지 가 있는 지금 나는 여유롭게 사우스 멜버른 마켓에서 점심을 먹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그런데 내 눈에 이상한 광경이 목격되었다. 양복 입은 멋진 남자들이 양손에 화장지를 들고 돌아다니는 것이다.
한두 명도 아니고 그 광경이 너무 신기하고 이상해서 둘이 웃으면서 케이는 커피를 마시고 나는 생수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그런데 이제는 양복 부대 말고 더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화장지를 사가는 것이다.신기하고 궁금하기 시작했다.
우리 둘 다 눈치 빠른 한국인의 피가 흘려서 그런가 동시에 화장지를 사러 가자고 했다. 그래서 슈퍼에 들어가 보니 이런 이미 화장지가 다 팔린 상태이다. 기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이럴 때는 화장지를 구입해야 할 것 같아서 우리는 그만 헤어지고 나는 우리 동네 슈퍼에 들어갔다.
우리 동네 슈퍼가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엄청 큰 편이다. 그런데 화장지가 없다. 그래서 급하게 케이에게 전화를 걸어서 우리 동네 화장지가 없어하니 자기도 이상해서 동네 슈퍼에 왔는데 아직 자신의 동네에는 화장지가 남아 있다고 했다.
행복이 하교 시간이 다 되어서 학교에 가서 다른 엄마들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니 배꼽 잡고 웃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좋은 구경 놓쳤다고 그러면서 화장지 더 필요하면 자기에게 이야기하라고 한다. 자기 집에 화장지가 많다고 했다. 나도 오늘 상황이 너무 웃겨서 그래 그렇게 하고 넘어갔다. 나의 기쁨도 잠시 코비드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