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3일 과거이야기(참고로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닌 과거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락다운 1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총 43일
락다운 2 2020년 7월부터 10월까지 총 111일
코로나 때문에 당뇨에 걸린 것이 아닌 당뇨에 걸리고 나는 인생에서 진짜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코로나에게 살짝 고맙다 , 코로나 때문에 락다운을 통해 집에만 있어서 고맙다. 내가 더 늦기 전에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행복이 공부대신 이때부터 아이 인성에 신경 쓰기로 했다.
당뇨에 걸리고 내가 혹시나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행복이에게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죽으면 행복이가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되는 것을 원하는 것인가? 아닌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아이인가? 나는 행복이가 독립적이고 남을 돕는 아이로 자랐으면 한다. 나는 이때부터 아이 공부보다 포커스를 인성에 맞추었다.
이때부터 우리의 코로나 삶은 훨씬 더 좋은 쪽으로 달라졌다. 우선 공부에 스트레스가 없으니 나랑 행복이랑 둘이 덜 싸웠다. 아이는 집안일하는 것을 꽤 좋아했다. 나도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나와 행복이 관계는 회복되고 다시 좋아졌다.
공부대신 청소를 시키기 시작했다.
장난감 가지고 놀고 청소하기
점심을 먹고 설거지하기
최소한 밥 먹고 접시는 씽 그대에 놓고 설거지도 가끔 하고 식기 세척기 정리하기 등 나는 공부에 초첨을 맞추지 않고 남을 도와주고 배려하는 것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공부는 솔직히 무형의 것이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확인하는 결과는 시험을 보거나, 말로 아니면 글로 표현하는 방법뿐이다. 그런데 행복이가 집안일을 도와주면서 자신의 눈으로 결과물을 직접 볼 수 있으니 좋아했다. 그리고 공부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다. 그래서 부모의 영향을 제일 많이 받는다. 혹시 아이에 모습 중 마음에 들지 않은 모습을 발견하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자.
나는 그래서 행복이를 집안일에 참여시키고 단순히 명령이 아닌 아이 의견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행복이도 공부를 어느 정도 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최소한의 공부는 자신도 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책 한 권씩 읽기, 일기 쓰기, 연산만 해 보기로 했다. 이것만은 양보할 수 없고 포기 못하는 나는 욕심 많은 부모다.
사과를 먹고 텃밭에 싶었다.
아이들은 흡수력이 정말 빠르다. 행복이는 빠르게 새로운 루틴에 적응을 했다. 나와 아이에 관계는 다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다 공부를 놓아서 가능한 것이다. 사람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배웠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모든 집중을 공부만 해야 한다. 주변에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보라. 부모들은 공부하는 아이들을 오냐오냐 하고 그 애들은 하루종일 공부만 한다. 공부하는데 받는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안 한다.
한 아이 엄마가 자신의 딸이 10살이라서 심부름을 시키니 딸이 엄마에게 오히려 왜 그것을 자신이 해야 하는지 엄마에게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전까지 공부만 하던 아이에게 심부름은 자신이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딸은 엄마에게" 엄마는 그럼 집에서 하는 일이 뭐야?"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나는 행복이가 이런 아이로 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공부 잘하는 아이 정말 좋다. 그런데 공부만 잘하는 아이는 나는 별로다.
인성이 좋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나는 행복이 공부를 놓았다. 그렇다고 완전히 포기는 아니다. 행복이와 상의해서 적당한 선을 찾을 것이다. 다시 새로운 생활 패턴을 만들어서 적응 단계이기 때문에 천천히 할 생각이다.
아이의 공부보다 아이의 행복을 생각하고 내 생각보다 아이의 입장을 생각하는 아빠가 될 것이다.
2023년
행복이와 학교를 걸어가면서 우리 두 사람은 구구단으로 실랑이를 벌인다. 3월에 보는 시험에 100%(무조건) 구구단이 나오기 때문이다. 구구단만 아니라 나눗셈도 나올 것이다. 그런데 아직 행복이가 구구단을 암기를 못했다.
우선 구구단만 잡을 생각으로 학교에 걸어갈 때 1분 구구단을 하는데 행복이는 그것도 하고 싶어 하진 않는다. 그래서 그럼 나도 구구단을 물어보지 않고 너도 나에게 아무것도 물어보지 말고 그냥 학교로 가자라고 했다.
솔직히 이럴 때 나도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기 위해서 내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다 아들이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이럴 때가 기회다. 그래서 나는 다시 물었다.
"아들, 매일 학교에 걸어가면서 구구단을 하기로 했잖아"
"알아, 그래도 싫어"
"싫은 것도 어쩔 수 없이 해야 돼, 구구단 하기 싫으면 그냥 아무 말 말고 그냥 걸어가고 아님 구구단을 해야 돼"
"알았어"
"2x2="
나는 아이의 기분 상태를 살피고 아이의 능력을 인정하고 행복이는 지금 2단부터 6단까지만 하고 있다. 전부 외우는 부담에서 조금 자유로운 상태이다.
그래서 아직 7단, 8단, 9단은 시작도 하지 못한 상태이다. 행복이에게 부담은 주지 않은 선에서 천천히 포기하지 않고 구구단 암기가 올해 목표다. 시험 전까지 구구단을 외우는 것은 이미 포기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올해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2020년 때는 내가 이것을 몰랐다. 내 아이능력은 모르고 빨리빨리 앞서가는 아이들만 따라 갈려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