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의 해외 출장이 내일부터 시작된다. 그는 2일에 출발해 12일에 돌아올 예정이다. 스티븐이 출장을 가는 동안, 나는 행복이를 전적으로 돌봐야 하므로 추가 근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오늘, 이런 기회가 주어질 때 추가 근무를 하기로 결정했다. 추가 근무의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가능하다면 이런 기회를 잡고 일을 하려고 한다.
출근 전 아침에는 행복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행복이는 나의 예술적 감각을 상속받은 듯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놀며, 나는 그의 이야기에 참여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나서, 나는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오늘의 근무 일정은 오후 12시 24분부터 시작해 밤 9시 45분에 끝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12시에 집을 떠나 저녁 10시에 집에 돌아왔다.
오늘 토요일의 추가 근무일정은 우선 4시간 30분 동안 운전을 하고, 그다음에는 1시간 동안 휴식을 가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3시간 30분 동안 72번 트램을 운전하는 일정을 배정받았다. 주말이지만 예상과 달리 내가 운전하는 72번 트램은 상당히 조용했다. 비가 내리는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집에서 머물렀던 것 같다. 이제 이런 상황을 판단도 하면서, 나는 점점 베테랑 운전사가 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늘의 첫 번째 근무는 D-클래스 트램을 배정받아서 운행을 했다. 보통 이 트램은 사람들이 점심시간에 주로 이용하지만, 오늘은 예상보다 승객이 적었다. 아마도 아침부터 계속 내리고 있는 비 때문에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는 날이라도 탑승하는 승객들을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것이 내 임무였기에, 특별한 불만 없이 안전 운전을 유지하며 승객들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휴식시간에는 잠시 집으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했고, 그 후 다시 회사로 가서 두 번째 근무를 시작했다.
두 번째 근무에는 Z-클래스 트램을 배정받았다. 이미 6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불구하고 시내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분주했다. 그런데 시내를 나와 캠버월로 향하던 중에, 도로 위에서 포섬이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포섬이 자동차밑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고, 한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잘못하면 내 눈앞에서 참혹한 사고로 변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 순간, 내 안의 생명을 살리고 싶은 동점심이 울려 퍼져, 트램의 벨을 곧장 눌렀다.
쿠스쿠스아목은 캥거루목에 속하는 3개의 대형 유대류 이목 중의 하나이다. 포섬으로도 불린다. 나무에 사는 중간 크기의 유대류 종들로 약 70여 종이 오스트레일리아와 뉴기니섬 그리고 술라웨시섬에 서식한다.
그 경고음에 깜짝 놀란 포섬은 건너편으로 향해 목숨을 건 질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그의 목숨을 구했다. 그 순간, 운전사로서의 책임감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런 순간들이 내가 베테랑 운전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무사히 두 번째 임무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포섬에 목숨을 구하는 뭉클한 순간이 지나고 나니,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흥미롭게 느껴졌다. 집에 돌아와서 차 한잔을 마시며, 브런치에 올릴 글을 작성했다. 이런 일상의 순간들이, 나 자신이 사회생활에 점점 더 잘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것 같다.
이런 경험들이 매일매일을 살아가며 겪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베테랑 운전사가 되어가고 있는 나의 이야기는 이런 일상적인 순간들을 통해 점차 완성되어 가고 있다. 오늘도 하루가 잘 마무리되어서 기쁘다. 내일은 또 어떤 새로운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