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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Oct 14. 2023

제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일까요?

내 생각

새벽의 조용한 시간, 뜻하지 않게 5시에 눈을 떠보니 어제저녁부터의 불안한 마음이 아직도 가슴속에 남아있었습니다. 행복이 학교에서의 미팅, 그 안에서 나눈 이야기들과 결정들이 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잠들었음에도 그 생각은 나를 깨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나만의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스티븐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도 잠에서 깨어 새벽의 고요함 속으로 거실로 향했습니다. 아마도 그도 비슷한 생각과 걱정으로 잠을 설친 것 같습니다.


저희 두 사람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앞만 바라보려 노력했습니다. 나도 그런 삶을 향해 달려가려 했지만, 자식과 관련된 일은 예측지 못한 감정과 상황을 안겨주곤 합니다.


자식을 키우는 여정에서는 부모로서 수많은 일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중 어떤 것들은 쉽지 않은 결정을 요구하며, 때로는 마음의 상처로 남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들을 겪으며 과거 부모님이 내게 보여준 선택과 행동, 그리고 그때의 감정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그것들이 얼마나 큰 사랑과 걱정의 표현이었는지 이제는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바라본 관점에서 행복이는 문제가 없습니다. 아니면 제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일까요? 이런 생각들 때문에 스티븐도 저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비 오는 날, 저는 출근하였습니다. 아마 비 때문에 트램이 평상시보다  훨씬 더 막히는 것 같았습니다. 16번 트램을 운전해서 Kew 종점까지 트램을  열심히 운전해서 겨우 종점에 도착한 후 많은 학생들을 태워 멜버른 시티로 향하던 중 교통 체증이 심해져 20분 이상 지연되었습니다.


그럴 때, 회사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멜버른 시티의 종점인 멜버른 대학교까지 가지 않고, 중간인 멜버른 센트럴 역에서 승객들을 내리라"는 지시였습니다. 그래서 나는 트램 내부 방송을 통해 승객들에게 소식을 알렸고, 하차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승객은 화를 내며 반응했고, 어떤 승객은 이어폰을 끼고 있어 제 방송을 무시했습니다.


멜버른 센트럴 역에 거의 도착할 때, 이전 정거장에서 화를 냈던 승객이 다가와 대화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승객의 분노에도 저는 차분하게 마지막 정거장임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여전히 찡그렸고, 그가 우리 회사의 트램 운전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놀랐습니다. 같은 회사, 같은 트램 운전사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런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그의 반응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바라본 관점에서 저는 아무 문제 없이 일을 했습니다. 아니면 제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일까요?


하지만, 상황을 뒤돌아보면서 제 자신에게서도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걸까?", "내가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상황을 해석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은 회사의 동료, 트램 운전사였던 그 승객의 반응은 분명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의 관점과 느낌, 그리고 그에게 무엇이 걸렸는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상황에서도 다르게 느낄 수 있기에, 그의 반응은 저에게 있어서 한 가지 교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행복이 일도 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더 자세히 신경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동네에서 산책을 하다 보면 극락조화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 꽃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것은 극락조화(Bird of Paradise flower)의 아름다움과 그 뒤에 숨겨진 의미입니다. 이 꽃은 그 특별한 모양 때문에 그런 이름을 얻게 되었지만, 그것만이 이 꽃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에서는 종종 사람들을 그들의 외모나 행동만으로 평가하곤 합니다. 그러나 각각의 사람 뒤에는 그들만의 이야기와 경험이 있습니다.


세상이 사람들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기를 바라며, 저 역시 저에게 화를 내는 동료 트램 기사를 비난하기보다 그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하겠습니다. 어쩌면 오늘  힘들었을 수도 있고, 무슨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단순히 아이의 행동만으로 아이를 평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꽃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모든 것에는 뒤에 숨겨진 의미와 이야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꽃의 모양 때문에 극락조화라는 이름을 얻었던 것처럼, 사람들도 그들의 경험과 이야기로 인해 다양한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을 만날 때는 그들의 외부 모습만이 아니라,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와 가치를 바라보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꽃을 통해 깨달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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