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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Oct 24. 2023

호주에서 먹은 닭백숙

이건 호주의 치킨과는 정말 다르다

김여사가 건네준 닭다리를 잡은 순간, 제게는 마치 시간과 공간을 통과하여 한국의 따뜻한 추억으로 돌아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어렸을 때 우리 집 거실에서 엄마가 매형들에게 닭다리를 주는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렸습니다. 그때의 웃음소리와 따뜻한 분위기, 그리고 매형들의 기쁜 표정이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스티븐은  호주 사람이기에, 닭다리에 대한 그런 특별한 감정과 추억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다양한 문화와 배경을 가진 우리 둘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엄마가 호주에서 스티븐에게 닭다리를 건네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순간, 스티븐의 눈빛은 놀람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 모습에 저는 웃음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백숙은 호주에서 먹는 치킨이랑 사뭇 다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스티븐은 18년 만에 저희 가족의 소중한 추억의 일부가 되었고, 그 순간의 행복한 감정은 둘 다 아무 말 없이 깊게 공감하고 이해했습니다.


호주에서 자라온 스티븐에게 닭백숙은 낯선 음식이었지만, 그의 호기심은 그 어떤 문화적 장벽보다 강했습니다. 그는 한 조각 먹고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건 호주의 치킨과는 정말 다르다"라며 말했습니다.

저는 그런 스티븐에게 어릴 적 가족들과 함께 보냈던 따뜻한 백숙의 추억을 나누었습니다. 그는 귀 기울여 제 이야기를 듣고, 그의 어릴 적 호주에서 먹는 치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나라의 문화와 음식이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그 차이를 뛰어넘는 따뜻한 인간의 감정에 대해 깊게 이야기했습니다.


경험은 우리의 인식을 형성하고, 우리가 어떤 상황을 어떻게 느끼고 이해하는지 결정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매우 개인적이고 독특한 경험을 통해, 우리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합니다. 저에게 닭백숙은 어릴 적 추억과 연결되어 있어, 그 맛과 냄새만으로도 한국의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러나 스티븐에게는 그것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의 호기심과 놀라움은 그의 경험의 부재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우리 둘의 경험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같은 음식을 먹어도 감정과 느낌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우리를 더 가깝게 만들었습니다. 서로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며, 우리는 더 깊게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경험은 무척 중요합니다. 그것은 우리를 독특하게 만들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합니다.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만났을 때, 그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우리는 더 풍부하고 깊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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