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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Oct 25. 2023

뮤지컬 '물랑 루즈'를 보다.

앞으로도 이런 특별한 시간을 자주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오늘은 스티븐과 함께 오랜만에 데이트하는 특별한 날이었다. 오래된 커플은 종종 이렇게 둘만의 데이트를 해야 한다. 한 사람과 18년을 살다 보니 배우는 것이 많다. 오늘을 위해 근무를 바꾸어 아침 일찍 근무를 마치고 오후 4시쯤 시티로 가기로 했다. 시티로 가는 길은 예상대로 교통 체증이 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데이트 기분 때문일까 기분 좋게 시티에 도착해 주차를 마쳤다. 그리고 우리가 둘 다 좋아하는 '고다'이라는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은 주로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에 가게 되는 곳이다. 이 식당에서 특별한 날을 보낸 지도 18년이 지났다.

시티의 중심부에 위치한 '고다'는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그래서 이번에도 미리 자리를 예약해 두었다. 식당 문을 열자, 따스한 빛과 은은한 음악이 우리를 반겼다. 고급진 느낌은 있지만, 그렇다고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직원들의 친절한 안내로 우리의 자리에 앉게 되었다.

메뉴판을 펼치며 뭐를 먹을까 고민했다. 여기의 음식들은 몇 번 먹어본 적이 있어서 무엇이 맛있는지 알고 있었지만, 오늘 같은 특별한 날은 새로운 메뉴를 시도해 보기로 결정했다.

음식을 주문한 후, 스티븐과 나는 서로의 일상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조금 후에 주문했던 음식들이 차례대로 나오기 시작했고, 그 맛에 우리 둘 다 만족하며 미소를 지었다.

식사가 끝나고 뮤지컬 '물랑 루즈'를 보기 위해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티의 극장가로 향하며 햇살이 저물어가는 거리의 분위기가 낭만적이었다. 저녁은 자주 먹지만 뮤지컬까지 함께 보니 더 로맨틱한 기분이 들었다. 극장 앞에 도착했을 때, 아직 시작하기엔 시간이 좀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많은 관객들이 극장 앞에서 대화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스티븐은 내 손을 잡고 "평일날도 이렇게 사람들이 많을 줄 몰랐어. "라고 말하며 우리도 줄에 합류했다. 줄을 서며, 다양한 사람들의 대화와 기대감이 느껴졌다.

극장 문이 열리자 관객들은 순차적으로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미리 구입해 둔 티켓을 제시하며 내부로 들어갔다. 극장 내부는 넓고 웅장한 분위기였으며, 좌석도 넓게 배치되어 있어서 시야가 좋았다.

오늘을 위해 미리 비싸지만 좋은 자리로 좌석을 예매해 두었다.


뮤지컬이 시작되기 전, 스티븐과 나는 간단한 프로그램 안 내지를 확인하며 무대의 시작을 기다렸다. 불이 점점 어두워지며 관객들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리고 뮤지컬은 화려한 음악과 무대 연출로 시작되었다.

뮤지컬을 감상하며, 음악, 춤, 무대 연출 모두에 감탄하게 되었다. 특히 주인공들의 노래와 연기는 정말 압권이었다. 이렇게 데이트를 마치며, 스티븐과 나는 다시 시티의 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의 데이트는 정말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하루가 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다 보면 때로는 익숙함에 무뎌지게 되는 순간들이 많다. 하지만 오늘처럼 특별한 날을 준비하고 둘이서 좋아하는 것을 함께 즐기는 시간은 그 익숙함을 깨트리고 다시 처음과 같은 설렘을 느끼게 해 준다. 그래서 오래된 커플이 서로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는 것이 둘 사이를 다시 연결시켜 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뮤지컬 '물랑 루즈'의 노래는 그 자체로도 감동적이지만, 오늘의 데이트와 연결되어 듣게 되니 더욱 의미 있게 느껴졌다. 그 노래가 우리 둘의 감정과 어우러져서 더욱 깊은 감동을 준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특별한 시간을 자주 만들어 나갈 생각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 사이의 감정은 더욱 깊어질 것이고, 둘만의 추억도 쌓여갈 것이다. 오늘의 데이트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 믿는다.


18년이나 한 사람과 보낸 시간은 그 자체로 깊은 경험을 의미합니다. 물론 그보다 더 오래 함께한 커플들이 있다면, 그들의 경험과 이해는 훨씬 더 깊을 것이죠. 하지만 오래된 커플은 서로가 너무나 익숙해져 버려서 가끔은 새로움을 갈망하게 되곤 합니다. 그러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주는 눈길이나 자극에 흔들리기도 하고, 그저 익숙한 상황에 안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제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 특별한 데이트를 통해 다시 한번 서로를 느끼며 연결됨을 실감했습니다. 18년 동안 우리가 기념일마다 찾아간 그 식당은 변함없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식당의 메뉴와 종업원들은 변했을지라도, 우리와 같은 커플의 변치 않는 사랑과 애정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20년, 30년이란 긴 시간 동안 한 사람과 함께하면서 더 많은 사건과 추억을 함께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저희 커플 와 함께한 '식당 고다'도 그러한 추억의 한 부분이 될 것입니다. 그런 특별한 장소에서의 경험과 추억은 서로의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런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며 함께 살아가는 것은 정말 의미 있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오랜만에 함께한 데이트에서 저는 그것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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