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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Nov 08. 2023

아이의 질투"Don't touch!"

아빠는 왜 할머니를 나보다 더 먼저 챙겨 주세요?

행복이의 질투는 여행 내내 작은 그림자로 우리와 함께했습니다. 할머니를  모르고 자라온 행복이에게, 여행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제가 김여사(엄마)와 나누는 스킨십은 마치 자신의 고유한 영역이 침범당하는 것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나는 엄마와 손을 잡고 걷는 것이 행복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곧 깨달았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행복이의 불안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소보다 더 제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그의 눈빛이 말해주듯, 엄마와 내가 손을 잡고 걸을 때마다 그의 작은 목소리가 "Don't touch!"라고 외쳤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요구가 아니었고, 그 속에는 "내 곁에 있어 줘"라는 소리 없는 외침이 담겨 있었습니다.

행복이는 엄마가 내 곁에 오는 것을 보며 자신이 소외된다고 느꼈고, 그것은 여행 내내 지속되었습니다. 저는 행복이와 김여사 사이에서 공평한 관심을 배분하려 노력했지만, 행복이에게는 그것이 충분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행복이는 할머니가 호주에 오기 전까지 제 관심을 독자치 했습니다. 그런데 김여사가 호주에 오고 제가 엄마를 챙기는 모습 행복이의 마음속 작은 불안을 가져다준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겪으며, 가족 구성원 각자가 서로에게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작은 손길 하나에 담긴 의미가 얼마나 큰지,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여행을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멜버른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음에도 불구하고, 비로 인해 비행기 내에서 뜻밖의 대기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갓난아기의 지속적인 울음은 이미 피곤한 승객들에게 더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었죠.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행복이에 대한 사랑과 이해를 다시금 확인하는 뜻깊은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행복이는 비행기 안에서 "아빠는 왜 할머니를 나보다 더 먼저 챙겨 주세요? 저는 그것이 싫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행복아, 나는 너를 세상에서 제일 많이 사랑해. 그러니 할머니를 질투할 필요는 없어." 이 말은 행복이에게 안정감을 주었고, 그의 질투심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부모의 사랑을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행복이가 이 말을 이해한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행동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아이에 감정을 인정해 주고받아주고 지지해 주어야겠습니다.


결국 공항에서의 기다림이 끝나고, 우리 가족은 함께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밤을, 서로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나누며 따뜻한 식사로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여행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중 하나였습니다.


마침내 멜버른 집에 도착한 순간, 우리 가족은 모두 한마음으로 "집이다"라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안도감과 행복감이 우버에서 내리면서 저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었고, 마음 졸였던 결혼반지도 찾았으니 이제 남은 건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었습니다.


행복이가 할머니에 대해 느낀 질투는 여행 내내 편하지 않은 감정이었지만, 이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과정은 교육적인 기회가 되었습니다. 아이가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행복이는 질투라는 감정을 경험하고, 이를 부모님의 도움으로 받아들이고 극복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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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스티븐, 그리고 저는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여겼습니다. 가족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행복이가 중요한 감정적 기술을 습득했기 때문입니다. 이 경험은 행복이가 앞으로 사회적 상황에서 더 나은 대인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가족 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행복이가 사랑과 보안, 감정의 표현과 같은 중요한 삶의 교훈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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