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네. 혹시 브라이튼에 사시나요? "라고 기사님이 질문을 했습니다. 아마도브라이튼은 좋은 동네인데 한국 사람이 살고 있어 조금 놀라신 것 같아서 물어보신 것 같아요.
"네, 브라이튼에 살아요. 기사님은 호주에 오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저는 여기 온 지 15년 되었어요."
"그렇군요. 저는 이제 18년 됐네요. 호주에서 여행은 많이 다니셨나요?"
"아니요, 사실 15년 동안은 주로 일에만 매달렸던 것 같아요. 자식들 먹어 살리려고요. 아직까지 시드니도 한 번도 못 가 봤네요."
"그렇시구나. 우버 외에도 다른 일도 하시나요?"
"영어를 못하니 청소 일을 시작으로 여러 일을 해봤어요. 기러기 가족으로 시작해서 아이들과 집사람이 호주에서 살고 싶다고 해서 여기로 왔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 한국이 많이 그립네요."
시티에서 JOO와 오랜만에 호주에서 한국 영화 '파묘'를 관람했습니다. 특별한 사전 조사 없이 영화를 선택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재미와 감동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영화 후에는 오랜만에 술 한잔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벌써 11시가 넘어서서 우버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우버 기사님이 한국 분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내에서 집으로 향하는 동안, 기사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분은 현재 65세이시지만, 가족을 위해 여전히 열심히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계셨습니다. 청소 일과 우버 운전을 함께 하시면서, 생활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대화 속에서 기사님은 호주로 이민 온 지 벌써 몇 15년이 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처음에는 기러기 가족으로 시작해 가족 모두가 호주에서 살기를 희망하며 이민을 결정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민 생활이 그리 만만치 않았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며 깨닫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경제적 부담과 이국에서의 적응,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느끼는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셨지만, 가족을 위한 사랑과 책임감으로 꿋꿋이 일상을 이어가고 계셨습니다.
65세에 늦은 시간까지 우버 운전을 하시는 모습을 보며,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부모님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호주로 이민 온 많은 한국인 가족들은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이 땅에 발을 디딥니다. 하지만 모든 이민자 가정이 바라는 성공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자녀를 위해 무엇이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는 부모님들은 한국에서 하지 않았던 일들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자녀의 미래를 위해 노력합니다. 한국에서는 나름 성공한 사람들이 호주로 이민을 오시는데 호주에서 영어를 못하면 한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하는 비슷한 일들을 합니다. 이러한 부모님들의 노력은 대단하며, 그들의 희생과 사랑은 감탄할 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 생활이 항상 행복만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은 저를 포함 많은 이민자 가족들이 공감할 사실입니다. 행복을 추구하며 새로운 땅으로 떠난 이민의 여정이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고통이 동반됩니다. 부모님의 이러한 헌신과 노력이 자녀들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 그리고 그들이 꿈꾸는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각 가정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이민자로서의 삶이 가지는 복잡한 감정과 도전,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과 승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민 생활의 현실적 어려움에 대해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이 짧은 우버 여정이 저에게는 예상치 못한 귀중한 대화와 경험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오늘 우버 기사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제가 가진 모든 것들이 당연하다고 여겼습니다. 호주에 맨몸으로 와서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며, 행복이를 키우고 안정된 직업을 가진 저에게,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욕심이 항상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우버 기사님과의 만남을 통해, 저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는 제가 가진 것들의 가치를 다시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안정된 가정,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변함없는 직업... 이 모든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말이죠. 많은 게이 지인들이 제 삶을 부러워하며, 저 또한 그들의 지지와 사랑 속에서 행복을 느꼈음에도, 항상 무언가 더 큰 것을 추구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버 기사님과의 대화를 통해, 저는 삶의 진정한 가치와 행복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힘든 노동을 마다하지 않는 그분의 이야기는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고, 제 삶에 대한 감사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제 저는 주변의 부러움이 아닌, 제가 가진 현재의 행복에 더욱 집중하며, 가족과의 시간을 소중히 하고 각자의 삶에서 찾아지는 작은 기쁨들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진정한 행복은 더 많은 것을 추구하는 욕심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우버 기사님과의 만남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15년 동안 시드니를 한번 가지 않고 고생하신 우버 기사님이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