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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Aug 03. 2024

부자들만 스키 여행을 한다.

오늘은 경험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저는 어릴 때 막연히 제가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부자들만 스키 여행을 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스키여행이 비싸다고 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오늘 행복이가 처음으로 스노보드 강습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운틴 호 썸에서 3시간 동안 그룹으로 강습을 받는데 170불, 리프트 하루 종일 가격이 128불, 장비 대여에 80불, 처음으로 카드를 만드는 비용 6불까지 합쳐서 반나절에 384불, 한화로 약 34만 2,570원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제 입장에서는 비쌉니다.

그래서 제가 어릴 때 생각했던 "부자들만 스키 여행을 한다"는 것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요. 스키나 스노보드는 확실히 비용이 많이 드는 스포츠입니다. 먼저, 제대로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려면 최소한 3번에서 5번은 강습을 받아야 합니다. 그 강습 비용도 상당히 비쌉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행복이가 받은 3시간 그룹 강습만 해도 170불이 들었으니까요. 그뿐만 아니라, 리프트 이용 비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루 종일 리프트를 이용하려면 128불이 드는데, 이 비용도 계속 쌓이면 상당한 금액이 됩니다. 여기에 장비 대여 비용도 추가됩니다. 스키나 스노보드 장비를 구매하는 것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여를 선택하는데, 이번에 대여한 비용만 해도 80불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처음으로 리프트 카드를 만드는 비용도 6불이 추가되었습니다. 이렇게 반나절 강습과 장비 대여에만 384불, 한화로 약 34만 2,570원이 들었습니다.

또한, 숙박 비용도 다른 여행지보다 훨씬 비쌉니다. 스키 리조트 근처 숙박 시설은 수요가 많고, 고급스러운 시설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모든 비용을 감안하면, 스키나 스노보드는 확실히 비용이 많이 드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희와 함께 여행 온 다른 가족들은 비싼 강습을 포기했습니다. 대신 눈썰매를 타기로 했죠.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스키나 스노보드를 경험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저희는 행복이에게 그 경험을 시키기로 했습니다. 부모가 되어보니 자식에게 어떻게 대하는지가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다른 가족들도 비용 문제 때문에 강습을 포기하고 눈썰매를 타기로 했지만, 저희는 행복이가 스키나 스노보드를 처음 경험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언제 7시간이나 운전해서 여기를 다시 올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자식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그로 인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부모로서의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 주고 싶은 마음은 모든 부모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못하는지는 집안 사정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행에서 행복이가 스노보드를 배우고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그에게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용이 들더라도, 그로 인해 행복이가 얻는 경험과 기억이 더 값지다는 것을 알기에 이번 결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행복이가 처음으로 스노보드 강습을 받고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것은 값진 일이지만, 그 뒤에 드는 비용들을 생각하면 경제적인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와 스티븐은 이번에는 강습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희까지 강습을 받고 스키를 즐기면 스키를 타는 데만 백만원정도 경비가 추가가 되기 때문입니다. 저도 아직까지 스키 강습을 받아본 적이 없지만, 행복이가 먼저 경험을 하게 된 것이 조금은 뿌듯합니다.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드는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행복이가 새로운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즐길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아이를 기다려도 행복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초보라서 기본적인 것을 배우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12시가 넘어서 다른 초보 스키반 아이들이 돌아오는 모습을 보며, 행복이는 많이 어려워하는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이제 오전 강습이 끝날 시간입니다.  그런데 행복이가 처음으로 3시간 만에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강사도 이렇게 잘하는 아이는 처음이라면서 여러 번 정말 오늘이 처음이냐고 물었습니다. 행복이는 전에 스케이트보드를 배운 적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3시간 강습이 끝난 후, 강사는 행복이가 초보가 아니라 레벨 2 정도는 된다고 말했습니다. 행복이가 이렇게 빨리 스노보드에 적응하고 능숙하게 타는 모습을 보니 정말 놀랍고 뿌듯했습니다. 스케이트보드를 배운 경험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강사가 행복이의 재능을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니, 부모로서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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