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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Aug 04. 2024

4 가족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혀 다른 부모 스타일

아침 10시까지 체크아웃을 해야 해서 아침부터 정신없이 정리를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긴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번 스노 여행을 돌아보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도 4 가족이 함께 했는데, 여행을 같이 하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을 주도한 닉은 싱글 대디입니다. 닉이 주도하지 않았다면 이번 여행은 성사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닉은 싱글 대디로서 혼자서 아이를 키우지만 결단력과 추진력이 뛰어나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이 활동에 대해 좀 더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행복이가 닉의 아들 앤디와 함께 허스키 썰매를 타고 스노보드도 함께 배우고 싶어 했지만, 닉은 몇 번이고 앤디는 아직 준비가 안 됐고, 개를 무서워한다는 이유로 거절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비용적인 면도 크게 작용했을 것 같아서 더 이상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싱글 부모는 아이도 돌보고 일도 해야 하니 정말 힘들 것 같은데, 닉이 잘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앤디도 행복이와 한 살 차이가 나는데, 차분하고 눈치가 빠르고 똘똘한 아이 같았습니다.

팀과 개빈의 아들들 핀과 에반은 6살로 나이가 같습니다. 개빈은 영국 출신으로 차분하고 남을 배려하는 성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아침에 초콜릿을 먹고 감자칩을 좋아하며 야채는 전혀 먹지 않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을 먹는 개빈의 모습에 놀랐습니다. 자신이 아이들이 먹을만한 음식만 먹어서 그런지 아이들에게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반면 팀은 중국 사람으로 아시아 부모들이 보이는 행동 양상을 보였는데, 사람들 많은 곳에서 아이들에게 소리치고 엉덩이를 때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장면이 불편해서 스티븐과 저는 잠깐 밖으로 나가 있어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팀의 모습을 보면서 제 옛날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코로나 당시 저도 팀과 별로 다르지 않았는데, 팀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핀은 전형적인 6살 남자아이처럼 행동했으며, 행복이를 롤 모델로 삼아 행복이처럼 머리를 기르고 싶어 하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반면 에반은 남자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어울리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생기면 주변 어른들에게 고자질을 하곤 했습니다. 이 때문에 팀이 화를 내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습니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조화스럽게 두 쌍둥이를 키우는 모습도 많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개리와 다니엘의 아들 세비가 자주 우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세비는 6살인데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울곤 해서, 아이들 중 누가 운다고 하면 어른들은 세비가 우는 것 아니냐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세비를 다니엘이 잘 다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다니엘이 청소부터 설거지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성품이 좋아 보였습니다. 세비가 행복이를 많이 따르고, 두 아이가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우리 가족을 포함한 이렇게 4 가족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혀 다른 부모 스타일과 전혀 다른 아이들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보니 참 흥미로웠습니다. 닉, 개빈, 팀, 개리, 다니엘 그리고 저희 가족 각각이 다른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결국 모든 부모가 아이들의 행복과 성장을 바라는 마음은 같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양한 부모 스타일과 아이들의 성격을 경험하면서,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우리 가족에게 큰 교훈이 되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배움과 성장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제 같이 사용한 부분에서 금액을 나누는 부분이 남았습니다. 저는 50불(한화로 약 4만 원)을 주고 2개의 눈썰매를 구입했습니다. 하나는 행복이를 위해서, 나머지 하나는 다른 사람들이 사용하기 위해 구입했기에 이 금액을 나누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이 제안을 하고 나니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나누면 가족당 대충 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서 소심하게 계속 신경을 쓰고 있는데, 금액보다는 함께 사용한 것이기에 응당 말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하며, 함께한 비용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적은 금액이라 할지라도, 서로가 함께한 경험과 사용한 물품에 대해 책임을 나누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믿습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다른 3 가족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그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한 경험을 소중히 여기고, 공평하게 나누는 마음이 이번 여행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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