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브런치에 글을 올리면서 저는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너는 잘하고 있어, '라고 자신을 다독이며 살아왔죠. 하지만 사람은 가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삶의 너무 만족을 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인 것 같아요. 행복이가 몇 달 뒤면 10살이 됩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10년을 살아온 것이죠. 그동안 저는 행복이를 정말 최선을 다해 잘 키우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모든 것이 엉망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저는 우리 집에서 제일 일찍 일어납니다. 그래서 아침마다 행복이와 스티븐을 깨우죠.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아침을 시작했지만, 행복이가 8시가 다 되어가도록 일어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텔레비전을 보여줄 테니 일어나라고 했더니, 그제야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 순간, 저는 화가 났습니다. 일어날 수 있으면서도 일어나지 않으려는 모습에 실망했던 거죠. 결국 오늘 아침도 난리법석이었습니다. 서로 소리치고, 울고 불고, 상쾌하게 시작해야 할 아침이 불쾌하게 시작되어 버렸습니다.
스티븐이 행복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저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산책을 나갔습니다. 산책을 하며 다양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차분하게 상황을 대처하는 스티븐의 스타일이 화를 버럭 내는 저보다는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일부터는 한 발짝 물러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아침 루틴에서 조금 떨어져, 행복이와 함께 학교에 걸어가는 것을 제외한 모든 아침 일과에서 한 발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에 맞게 행동하기입니다. 행복이와의 시간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상황을 좀 더 차분하게 대처하면서, 스스로에게도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때로는 내가 다 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조금 물러서서 바라보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행복이가 10살이 되는 이 시점에서, 저는 또 한 번 배우고 성장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처음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의 그 감정으로 돌아가, 지금의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하고, 아이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부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행복이는 이제 더 이상 소리치고 다그친다고 말을 듣는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큰 소리로 꾸짖어도, 이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아이가 되어버렸죠. 이런 상황에서 잔소리와 강압적인 방법은 점점 더 무의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아이와의 소통 방식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단순히 규칙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행복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더 많은 자율성을 요구하게 되고, 부모로서도 그에 맞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이런 변화는 부모로서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행복이가 성숙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도 그에 맞춰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성장한다는 것은 아이의 성장과 함께 부모도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겠죠. 그래서 아이를 위해서 저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오늘은 정말 힘든 하루였지만, 그것이 바로 제가 부모로서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을지 생각하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 왔지만, 과연 그 노력이 항상 올바른 방향이었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가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성장의 결과로 행복이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노력이 가치 있지 않을까요? 비록 오늘은 힘들고 지쳤지만,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부모,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겠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행복이에게 뽀뽀나 포옹을 하지 않은 날입니다. 그런데 아이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네요. 오히려 저만 속상하고 힘듭니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주는 작은 애정 표현이 당연하게 느꼈습니다. 그것이 저에게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퇴근을 하자마자 집으로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변화를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여 꽤 충격 적이네요. 이런 순간은 부모로서 사랑과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도 합니다. 아이가 점점 독립적으로 성장하면서, 부모와의 애정 표현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하는 시간이죠. 물론, 그 과정에서 부모로서 느끼는 아쉬움과 외로움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것도 받아 드려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