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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Nov 06. 2024

하루 일하면 평소 일당의 2.5배, 즉 25만 원

오늘은 멜번컵이 열리는 날이라 사람들이 휴가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지만, 저는 조금 다른 결정을 했습니다. 행복이 학교도 금요일부터 이어진 연휴라 충분히 멀리 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는 여건이었지만, 골드 코스트 비행기 표를 확인하고 나니 계획을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평소엔 10만 원 정도에 구할 수 있는 편도 티켓이 무려 백만 원까지 오른 걸 보며 깜짝 놀랐죠. 호주 사람들도 이렇게 인생을 즐기면서 삽니다. 이렇게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과감하게 일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2024년 멜버른 컵은 11월 5일 화요일에 개최됩니다. 이날은 빅토리아주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경마장을 방문하거나 TV를 통해 경주를 시청합니다. 경마 외에도 패션쇼, 음악 공연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함께 열려 축제 분위기를 더합니다.


특히 오늘 하루 일하면 평소 일당의 2.5배, 즉 25만 원을 벌 수 있는 날이기에, 이 기회를 놓치기 싫었어요. 평소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날이라 이런 특별한 휴일에는 남들처럼 놀기보다는 저축하는 것이 현명해 보였습니다. 최근 여행에서도 적지 않은 지출이 있었고, 앞으로의 여행을 위해서도 조금 더 계획적으로 저축해 둘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기쁜 마음으로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출근 전에 로렌스 가족을 초대해서 간단하게 점심을 함께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후 저는 일을 위해 자리를 떠났고, 이렇게 저의 멜번컵 휴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휴일을 즐겼습니다. 출근 해서 휴식 시간에 스티븐에게 전화를 걸어 잠시나마 멜번컵의 분위기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각자 말 한 마리를 선택하고, 상징적인 의미로 2불(약 2만 원)씩 걸었습니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이렇게라도 멜번컵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이벤트를 만들어 본 셈이었죠. 그리고 저는 다시 트램을 운전했습니다.

트램을 몰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통해 축제의 여운을 느낄 수 있었어요. 화려한 옷을 입고 레이스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저도 짧게나마 멜번컵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도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네요. 일터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하루를 보내니 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록 오늘 일을 해야 하지만, 그 와중에도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순간들이 저에게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저는 늘 지금 이 순간에 행복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곤 해요. 미래에 더 큰 행복을 꿈꾸는 것도 좋지만, 오늘의 작은 기쁨을 놓친다면 그 미래의 행복이 다가왔을 때도 그 진정한 가치를 느끼기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나 매일의 작은 순간들은 어쩌면 당연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는 연습이 쌓여야 더 큰 기쁨이 다가왔을 때 그걸 제대로 느끼고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하루의 피로 속에서도 창밖을 보며 가벼운 미소를 짓거나, 아침에 잠깐의 커피 시간을 즐기며 스스로에게 “지금 이 순간도 소중하다”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쌓여 제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특히 오늘처럼 멜번컵으로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는 날, 저는 일하면서도 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그 분위기를 느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화려하게 차려입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축제의 여운을 간접적으로 느끼는 것도 저만의 소소한 행복이었습니다. 남들처럼 직접 휴가를 즐기진 못했지만, 그 속에서도 특별함을 찾으려는 저의 노력은 저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행복이라는 것이 먼 미래의 성공이나 거창한 목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매일의 작은 순간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면, 미래의 큰 기쁨도 더 깊고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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