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가 오늘은 휴교라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라, 월요일 아침부터 행복이를 돌보는 일이 시작되었네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 소중하지만, 기본적인 말을 듣지 않을 때는 정말 고단하게 느껴질 때가 있죠. 행복이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하고 싶지 않은 일이 생기면 거칠게 반항을 하는 편이라, 부모로서 그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지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가 제일 힘드네요.
테니스 코치가 연락이 와서 행복이가 일찍 수업을 받는 것이 어떻겠냐고 물었을 때, 저도 딱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빨리 끝내면 서로 좋겠다 싶어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행복이는 테니스 수업을 받지 않겠다며 거칠게 반응하고, 소리까지 지르며 난리를 치기 시작했어요. 그 모습에 마음이 쿵 내려앉고, 정신이 쏙 빠질 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이렇게 크게 반항할 때마다 부모로서 참 힘들고 속상합니다. 특히나 행복이가 어른처럼 이성적으로 대화를 나누기 어려운 나이기에 더욱 힘겹게 느껴집니다. 소리를 지르고 감정적으로 표출하는 행복이와 소통하기 위해 한숨을 돌리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도했어요.
“아빠도 사실 오늘 행복이와 하루 종일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람은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야 하고,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도 피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단다.”
행복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세상의 이치와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왜 때로는 하고 싶지 않아도 테니스 수업을 받는 것이 필요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이의 거친 반응이 결코 아이 자체에 대한 반감이나 부정적인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지 못해 생긴 반응이라는 것을 이해하려고 애썼습니다.
부모로서 이런 순간들을 겪을 때마다 아이와 함께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아이가 조금씩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믿음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아이가 무언가에 불만을 느끼거나 반항할 때마다 저 역시 한발 물러서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되새기게 됩니다. 오늘도 조금은 힘들었지만, 이렇게 설명해 주며 대화의 문을 여는 것이 아이에게는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고, 오늘의 난관도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행복이와의 시간이 매번 도전이지만, 그 과정이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하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부모로서 아이에게 가진 기대를 많이 내려놓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조차 거부할 때는 마음이 무거워지는 게 사실입니다. 한편으로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노력하면서도, 때때로 아이가 최소한의 것마저 하지 않겠다고 할 때는 나도 모르게 실망이나 지침을 느끼게 되죠. 아이에게 더 큰 기대를 품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생활습관이나 약속을 지키는 것은 필요한 부분이기에,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속상함이 밀려오는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응원하면서도, 기본적인 책임감을 기르기를 바라는 마음은 변함이 없으니까요.
이런 감정이 들 때는 정말 애써 내려놓으려 했던 기대조차도 내 마음에 남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곤 합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정에서, 저 역시 그와 함께 자라 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오늘 하루도 지나가게 되네요.
저는 아이가 18살이 되어 성인이 되기까지 옆에서 필요한 조언과 잔소리를 아끼지 않으려고 합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아이의 삶을 관찰자로서 지켜보며 독립적인 선택을 존중해 주고 싶어요. 그때는 아이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도 온전히 질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 있기를 바랍니다. 부모로서 아이가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튼튼한 기초를 다져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전까지는, 때로는 하기 싫은 일이나 귀찮게 느껴지는 일도 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도 만나게 마련이고, 그런 순간마다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줄 아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이가 스스로 노력하며 인내와 책임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금은 제가 잔소리꾼이 되더라도 꾸준히 기본적인 일들을 챙겨주려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는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건강하고 독립적인 사람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