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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ng 맬번니언 Nov 30. 2024

처음으로 메틸페니데이트라는 약물을 복용하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골드 코스트로 떠나기로 했습니다. 이번 여행은 두 가지 특별한 이유에서 계획되었습니다. 첫째, 스티븐의 부모님이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신 뒤, 이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둘째, 행복이가 ADHD 치료를 위해 처음으로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라는 약물을 복용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약물 적응 과정을 집이 아닌 보다 느긋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환경에서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메틸페니데이트 Methylphenidate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등 ADHD의 핵심증상에 가장 강력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준다. 본인에게 맞는 제품과 용량을 본인이나 보호자와 협력하여 신중하게 찾는 과정을 통해, 85~90%에서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공격성, 반항적 행동, 학습 태도, 대인관계 등이 함께 좋아지기도 한다.

원래 체내에는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같은 호르몬이 미량 분비되어 전반적인 신체기능을 조절하는데, 특히 신경계 내에서 분비되어 신경계의 기능을 조절하는 물질을 신경전달물질 neurotransmitter이라고 한다. 메틸페니데이트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신경말단에서 분비되어 신호를 전달한 후, 재흡수되어 재사용되는 과정에서 재흡수를 막아, 결과적으로 도파민의 작용을 강화함으로써 집중력과 각성을 높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때문에 정신자극제 또는 자극제 stimulant로도 불리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오늘은 행복이가 약물을 처음 복용하는 날이었습니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첫 4일간은 절반 용량으로 시작하며, 천천히 아이의 몸과 마음이 약에 적응할 시간을 줄 예정입니다. 아침 8시, 공항에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행복이에게 약을 주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단순히 약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행복이의 새로운 시작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약을 복용한 후, 행복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약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이 여정을 함께하며 아이를 지지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골드 코스트로의 여정은 비교적 순조로웠습니다. 큰 사고 없이 도착했지만, 스티븐의 아버지가 가방을 잊어버리는 작은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운 좋게 가방을 되찾을 수 있었고, 이로써 우리의 여행은 다시 평온을 되찾았습니다. 도착 후, 행복이가 가장 사랑하는 바다로 향했습니다. 물살을 가르고 모래사장에서 뛰노는 그의 모습은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 보였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환경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며, 처음 시작한 **메틸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의 약물 적응 과정이 스트레스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우리의 계획은 일단 성공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녁 시간이 되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행복이가 갑자기 속이 좋지 않다며 구토를 한 것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소화 문제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행복이가 의사 선생님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렸습니다.

“아빠, 이거 약 때문일 수도 있대요.”

그 순간,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행복이가 약물의 부작용에 대해 기억하고 그것을 스스로 인지했다는 사실은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안겨주었습니다. 작은 몸으로 이 모든 걸 감내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지만, 동시에 행복이가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대견함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약물 복용과 관련된 증상을 면밀히 관찰하며, 행복이가 불편함을 느낄 때마다 즉각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과 환경을 통해 그의 마음과 몸이 새로운 변화에 자연스럽게 적응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 여정은 단순히 약물 적응이 아닌, 행복이와 함께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여행이 우리 가족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리라 믿습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 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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