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크리스마스, 한국 설날 같은 날"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크리스마스입니다. 한국의 설날처럼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나누는 날이죠. 올해는 특히나 가족들의 방문으로 따뜻하고 명절 같은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티븐의 아이들이 우리 집을 찾아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크리스마스 파티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 파티의 주인공은 행복이와 손주 리암이었어요. 아이들에게 줄 선물들을 중심으로 파티의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게 흘러갔습니다.

스티븐은 오늘 하루 종일 공들여 삶은 양고기 요리를 준비했습니다. 부엌에서 풍기는 고소한 냄새만으로도 모두가 그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죠. 후식은 조슈아 커플이 가져온 푸딩이 책임졌고, 달콤한 디저트는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소피아는 좋은 술을 가져왔고, 스티븐의 조카 잭도 멜버른에서 홀로 지내지 않고 우리 집에 방문했기에 한층 더 가족이 모두 모인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왁자지껄 웃음이 가득한 테이블에서 우리는 서로의 삶을 나누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행복이와 리암이 선물을 열어보며 기뻐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그 어떤 장식보다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풍경이 되어주었습니다.

이렇게 모인 크리스마스는 단순히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날이 아니라,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설날처럼 따뜻한 명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던 오늘, 저는 가족이 주는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올해의 크리스마스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간, 사랑으로 가득 찬 하루였습니다.


오늘 저는 한국에 있는 79 밴드 친구들에게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에게도 크리스마스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고 나면 항상 감정이 깊어지는 걸 느낍니다. 특히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면 제 안에서 잠자고 있던 감정들이 마치 폭풍처럼 몰아칩니다. 크리스마스라는 특별한 날, 서로 떨어져 있는 거리와 그동안 쌓였던 마음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며 저를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뜨리는 것 같아요. 아마 한국에서는 설 명절날 저와 같은 기분을 들 것 같아요. 이럴 때는 제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무겁게 남는 걸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도 크리스마스라는 날의 일부일 거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해 봅니다. 사랑과 연결을 추구하는 제 모습이 오늘의 감정을 만들어 냈다는 걸 알기에, 그것 역시 제 삶의 소중한 일부라는 걸요.

폭풍처럼 몰아치는 감정 속에서도,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냈기를 바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일상을 여행처럼, 여행을 일상처럼 사는 멜번니언이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번엔 거기서 아빠 티셔츠 만들어 줄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