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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탐험가 Sep 14. 2021

우리 아이 문제 있나요?

치마를 들고 다니는 아이

둘째가 태어나고 다시 초보 엄마가 되었다.

 육아 달인, 대단한 엄마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하지만, 나의 이런 명성을 굴복시킨 시점은 둘째가 태어나고 이다.

특이한 점이 많아 늘 나를 고민에 빠트렸다. 둘째라 신경을 못써서 아이가 이상하게 자라고 있는 것인가?

내가 너무 첫째만 생각했나? 사실, 첫째만큼 신경을 못 써준 것도 사실이다. 


아이들은 늘 예상 밖의 행동을 한다. 둘째가 그 말과 딱 어울린다.

한 여름에 매일 같이 겨울 털 부츠를 신고 나가겠다는 아이는 말리고 싶었다.

한번 두 번은 그래도 아이를 존중해 줄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에 묻지도 않는 괜한 변명을 내뱉곤 했다. 더우면 안 신겠지 라고 생각했던 건 나의 착각이었다. 이 아이는 여름 내내 털부츠를 신고 다녔고, 치마를 두벌 세벌 겹쳐 입는 일, 마음에 드는 옷이 생기면 구멍이 날 때까지 입는 일 등등.. 

자기 색깔이 또렷했다고 좋게 말해보자. 

하지만 나는 아이를 설득시킬 수 없었고, 매번 아이의 의견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그리고 내 마음속 도돌이표 같은 말. '나는 가정 보육하는 엄마니까'


급기야 이제는 옷걸이에 마음에 드는 옷을 걸고 다니겠다는 아이.

질질 끌리도록 긴 원피스를 옷걸이에 걸어 외출하는 아이.

치마 두벌을 걸어 마트에 들고 가는 아이.


아이를 말리고 싶었다.
도대체 힘들게 귀찮게 왜 들고 가느냐고 핀잔을 주었다.

아이는 좋아하는 옷이니까, 꼭 챙겨 다니고 싶다고 한다. 그래, 틀린 말은 아니다.


결국 나는 아이 뜻대로 하도록 결심했다.
그 뒤로 외출 때마다 옷을 챙겨 다니던 아이



이것도 다 한 때일 거라는 희망과 함께 어느 날은 기분 좋게 어느 날은 꼭 이래야만 하느냐는 생각에 아이를 설득하는 날도.. 그런 날을 보내며 아이는 자기만의 세계에 맞춰 성장해 나갔다.


7살이 된 지금의 아이는 여전히 옷 고르기 까탈스럽고, 색깔에 민감하고 자기만의 세계가 있다.

하지만 바깥 외출 때는 옷을 들고 다니거나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이나 신발을 신는 일은 없다.

내 생각대로 그런 행동들은 한 때긴 했다.



당신은 아이의 개성 어디까지 인정해 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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