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쓰기 뒤에 숨겨진 아이의 속마음

아이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다.

by 원쌤

우도 베어의 책 <아이에게 쓸데없는 행동은 없습니다>에는 아이들의 떼쓰기에 관한 뛰어난 통찰이 담겨있다.

‘많은 부모와 선생님들이 아이의 반항 때문에 힘들어하고 당황한다. 하지만 반항은 아이의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단계이다.

어른에게 반항하고 싶고 자기 뜻을 관철하고 싶을 때 바닥에 드러눕는 아이가 적지 않다. 바닥은 아이가 잘 아는 곳이다. 태어나는 순간 인간은 서지도, 걷지도 못하고 한동안은 늘 몸이 바닥과 접촉해 있다. 그래서 바닥에 누워 있으면 편하고 안전하다는 기분이 든다. 어른들 대부분이 이제 오래전이라 더는 알지 못하는 곳이다. 나이가 들어 걷고 뛸 수 있게 된 후에도 아이는 마음이 불안하거나 상처받을 때마다 다시 몸을 바닥에 붙이고 싶어 한다. 어떤 이유에서건 자신의 굳은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싶을 때도 아이는 바닥을 찾는다.


아이의 그런 행동은 부모와의 갈등을 넘기려는 일회성 반응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확실한 대처와 일관된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의 바람은 이해하지만 그 바람대로 해줄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하고, 그 이유를 말해줘야 한다. 창피하다고 아이의 뜻을 들어주면 아이는 용기를 얻어 비슷한 행동을 계속한다. 그러나 단순히 일회성 갈등이 아닌 경우는 그 행동의 원인을 탐색할 필요가 있다. 동생이 태어난 경우 아이는 발 딛고 선 땅이 흔들리는 기분이다. 그래서 바닥에 드러누워 아기처럼 행동하고 울며 버둥댄다. 이것이 아이의 행동에 담긴 심오한 의미이다. 아이는 자신의 지혜로 자신에게 엄마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알린 것이다. 잠시라도 아이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을 내어줄 필요가 있다.’

똑같은 행동도 그 행동 이면을 알고 나면 이해되지 않는 것이 없다. 길에서 흔히 보았던 그 장면, 아이들이 생떼를 부리는 것 같은 그 행동에 이런 심리적 요인이 있었을 줄이야....

오래전에 읽은 수필책의 내용이 잊히지 않는다.

늦은 나이에 심리학 공부를 하게 된 중년의 엄마가 아이들에게 물었다.

“엄마가 혹시 너희들한테 그동안 상처를 주었거나 마음 아프게 했던 일들이 있으면 얘기해 줄래?”

성인이 된 딸은 순간 어릴 적 가슴 아프고 슬펐던 장면이 생각났다.

아버지가 큰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엄마가 허둥지둥 병원으로 가신 후 그 어린 딸은 놀라움과 걱정, 슬픔에 빠져서 한참을 울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밤늦게 집에 오신 엄마는 태평스럽게 잠을 자고 있는 딸을 깨워서 야단을 쳤다. “아빠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세상에 어떻게 잠이 오니?”

그러나 자기의 절절한 심정을 정확하게 전달하기에는 너무 어렸던 그 아이는 오랜 시간이 지나고 어른이 되었어도 그 순간의 말할 수 없이 슬프고 억울했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었다.


엄마가 아이에게 사과를 했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엄마가 그런 것도 모르고.... 우리 딸 너무 속상했겠다.”

그 시간이 지나면서 십여 년 동안 그 어린아이의 마음속 깊이 숨어있던 알 수 없는 우울과 고통이 조금씩 옅어지기 시작했다.


어른인 부모는 겉으로 드러난 상황만을 보고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된다. 먼저 아이에게 물어야 한다.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언어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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