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에게 종종 교회에 가라는 얘기를 한다.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하나님을 믿게 되었는지, 신앙에 있어서 몇 가지 전환점이 된 사건들을 얘기한다. 몇몇 친구들은 들은 척 마는 척하는 것 같아도 관심을 보인다. 그리고 나는 <오두막>이라는 영화를 한 번 꼭 보라고 얘기한다.
2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기 힘든 분들 꼭 보세요'<오두막>에 대한 어느 영화 소개란에서 타이틀을 이렇게 붙였는데, 잘 지었다 생각한다.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을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른다. 하지만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들이 많은 사람, 아버지에게 여러 상처들을 받고 그게 쓴 뿌리가 되어 있는 사람일 경우,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고뇌와 아픔을 영화는 보여준다.
3
보통 소설을 영화화하면 작품에 대한 몰입과 여운이 소설에 비해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은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 압축적이고 흡입력 있게 소설의 내용을 구현화했다. 군더더기 없는 편집과 전개 덕분에 몰입감이 좋다. 또한 눈에 오래 담아두고픈 아름다운 풍경의 씬들이 많이 있다. 영화의 줄거리, 곱씹어 생각하게 만드는 대사, 아름다운 장면들이 조화된 힐링 포인트들이 있다.
4
신앙적으로 생각해 볼 주제들을 여럿 던지는 영화다. 용서, 판단, 정죄, 악의 문제, 하나님의 형상 등. 최근에 이 영화를 본 지인은 이런 말을 했다. 동굴 속에서 아버지가 소피아(지혜자)와 대화를 나눌 때, 예수님이 십자가 죽음을 선택하신 그 심정이 뭔지 좀 더 이해하게 됐다고.
아버지 하나님, 예수님의 구원, 성령님의 동행. 이런 것들을 우리가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다. 믿음의 영역에 속해 있기도 하니까. 그럼에도 영화는 삼위일체 하나님과 그 하나님이 우리를 보는 마음을 잘 표현해냈다.
그래서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교회만한 공동체가 없다고.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고, 예수님의 십자가 은혜를 믿으며 살아가는 게 정말 자유한 삶이라고 얘기할 때마다 잊지 않고 이 영화를 추천하려 한다.
하나님에 대한 편견을 깨고, 나의 상처를 돌아보게 하는 영화. 그리고'용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