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은 있는데 워킹대디는 어디에?!(상)

육아휴직을 처음 만든사람 누구냐

by 라쏭쏭계란탁

"다음 생에 또다시 여자로 태어나면 워킹만 하든지 맘(mom)만 할래요. 개미처럼 쉴새없이 사는데 늘 누군가에게 미안해야 하는 워킹맘은 어디가서 위로받나요?"


"내조와 육아에 올인하는 전업맘이지만 가끔 참을 수 없는 공허함이 밀려와요. 나는 누구인가 여기서 뭐하나...애들 다 크면 나는 어떡하지 두려울 때가 있어요."


2013년 첫째를 낳고 육아휴직으로 1년여를 전업맘로 살고 2014년에 복직해 2년여를 워킹맘으로 살아온 내가 내린 결론은 워킹맘도, 전업맘도 지금의 구조에선 행복할 가능성이 적다는 거다.


우선 전업맘. 하루 종일 애들과 남편 뒤치다꺼리(물론 그 비율은 9.9999:0.0001 정도?)하다보면 어느 순간 거울을 볼 때 푹 퍼진 나를 발견하게 된다. 왕년에 나름 잘 나가던 아가씨는 온데간데 없고 뱃살 쳐진 아줌마 한 명이 서있다.


화들짝 놀라 정신차리고 운동을 등록하자니 개인PT 백만원, 재미없는 운동 제끼고 피부과나 다니자 해도 10회에 백만원, 기분전환 겸 뭐 하나 살래도 백만원은 옆집 개이름이다..어떻게 하면 12개월 할부로 남편이 못알아채게 나를 위한 뭔가를 할까 고민한다. 그러다 결국 사는건 120만원짜리 프뢰벨 은물교구나 잉글리시에그 같은 애들 전집이 되고 만다...


남편이 한달에 천만원 이상 벌어오지 못하는한 외벌이 가정의 전업맘들은 늘 자기가 가장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육아휴직때 스타벅스 카라멜 마끼아또가 무쟈게 먹고 싶었는데 생활비 쪼들려서 슈퍼가서 서울우유 커피맛 사먹었을 때 공허함을 느꼈다...커피 한잔의 여유시간은 있을지언정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 노동력의 반대급부가 물질로 돌아오지 않아 유달리 쭈구리가 된 기분이 들었다. 나에게 그 누구도 나가서 돈벌어오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송이라 기자가 아닌 다인엄마로만 내가 정의되는 것, 내가 버는 돈이 단 1푼도 없다는게 정말 별로였다..(물론 나의 케이스일 뿐이다. 안그런 사람도 많다.)


반대로 워킹맘. 늘 무언가에 쫓긴다. 시간에 쫓기고 일에 쫓기고 집안일에 쫓긴다. 새벽같이 일어나 눈썹 휘날리게 출근해 하루종일 세상 열심히 일한다.


집에서 애만 보다 회사로 돌아가면 세상 좋을 줄 알았는데 애와 관련된 기본적인 모든 것들은 여전히 엄마 몫이다. 퇴근하자마자 집에 가 애 먹이고 씻기고 좀 놀아주다 같이 잠든다. 시어머니나 친정엄마가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케이스는 그나마 행복하다. 완전 육아독립군들은 애 재우고 난 다음부터 또다시 시작이다. 내일 먹을 애들 반찬 만들고 어린이집 알림장 체크하고 준비물 챙기다보면 남편이 얼큰하게 취해서 퇴근한다..아오..나도 술 마실 줄 안다고!!

샤워하고나면 12시는 기본. 밤에 줄기차게 깨서 울어제끼는 애 또한 엄마 몫. 그리고는 다음날 아침이

오고 일상은 반복된다.


평온한 일상이 계속되면 그나마 다행. 갑작스런 회식이나 취재원 저녁자리가 생기면 그때부터 워킹맘들 속은 타들어간다. 못간다하면 직장 상사가 '에효...애엄마들이 다 그렇지..이래서 여자는 뽑으면 안돼'라고 생각하는게 느껴진다. 꾸역꾸역 애봐주는 누군가에게 양해를 구하고 술자리에 참석해 늦게 귀가하면 현관문을 여는 순간 원망의 눈초리가 내리 꽂힌다. 당신 아들이 술 먹고 늦게 들어오면 사회생활이 힘들거라며...얼렁 들어가 자라고 하는 시어머니는 내가 늦게 들어가면 "애기엄마는 늦게 다니면 안된다."라신다. 친정엄마도 매한가지다.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데 맨날 누군가에게 미운털이 박히고 애한테는 미안함만이 남은 존재. 그게 우리네 워킹맘의 현실이다.


전업맘과 워킹맘 모두 본질적인 결핍을 갖고 있다.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나 자신을 포기한 전업맘과 둘다 포기할수 없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워킹맘.



본질은 자녀를 양육하는 1차적 책임이 늘! Always! 여자한테만 당연하게 지워지는 이 사회의 인식과 시스템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정책이 전업맘 vs 워킹맘 구도로 짜여진 탓에, 나와 다른 맘이 그저 부러워서(?) 서로 할퀴고 못잡아먹어 안달이다.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전업맘과 워킹맘 서로가 아닌데도 말이다.


결국 해답은 '아빠'다. 이놈의 아빠들을 어떻게 써먹느냐(?)에 따라 엄마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다음 편은 조리원 퇴소 후에....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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