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Trend Insight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미재 Apr 09. 2021

우리에게 다가올 ‘차세대 오프라인'

오프라인은 죽지 않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디어 혹은 주변에선 오프라인이 사장될 것처럼 말합니다. 오프라인의 영역이던 신선식품까지 이제는 온라인으로, 심지어 아침에 배송이 오는 시대에 가야 하는 수고로움을 가진 오프라인은 필요 없는 듯 느껴집니다. 하지만 본 에디터는 오프라인은 죽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매출 1조 원의 온라인 유통 강자인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고 있는데요. 온라인 강자 무신사의 오프라인에서 왜 오프라인은 죽지 않는지, 브랜드는 왜 오프라인으로 소비자를 만나고 소비자는 왜 오프라인으로 모이는지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

무신사 테라스/fashionseoul.com


처음에 무신사의 오프라인 소식을 듣고 당연히 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유통을 확장해 판매량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무신사가 선보인 무신사 테라스는 생각한 것과 정반대였습니다. 무신사 테라스는 라운지, 숍, 키친, 테라스 총 네 가지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판매하는 숍에서도 많은 물건을 둔 것이 아니라 큐레이션 제품과 한정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며 무신사의 오프라인에서 판매는 정말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매출을 위한 오프라인이 아닌 무신사 테라스에서 오프라인의 트렌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오프라인을 통해 브랜드는 가치를 말하고 싶다


패션 유통사 무신사는 왜 패션과 상관없는 경험을 제공하는 걸까요?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을 줄인 패션 커뮤니티로 시작했던 콘텐츠가 이젠 아시아 최대의 패션 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 성장과정 속에서 무신사가 느꼈던 스토리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패션 ’문화’ 공간을 열어 패션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도쿄의 아코메야 쌀가게


이와 비슷한 또 다른 브랜드가 있습니다. 일본의 아코메야 쌀 가게인데요. 이곳은 쌀만 파는 것이 아니라 쌀이 주인공이 되는 밥상을 즐기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판매하는 원스탑 쇼핑공간입니다. 다양한 쌀 종류와 더불어 그릇과 조리도구, 리빙 소품, 반찬까지 ‘쌀’을 중심으로 모든 경험을 연결하며 쌀’문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아모레 성수 또한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브랜드의 소명인 ‘자연스러움’을 담아 소비자들이 휴식할 수 있도록 문화 공간을 선보였습니다. 이외에도 유기농 식자재가 전시된 상하이 식당 ‘치민’, 책, 액세서리, 향초, 뷰티, 카페까지 낭만적인 일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플라워샵 ‘더 비스트’,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반영된 공간에서 소비자에게 예술과 문학에 대해 조언하는 직원을 가진 지역 큐레이터 ‘이솝’까지 국내에서도 브랜드의 가치를 말하기 위해 제품 중심에서 벗어나 문화 중심으로 다가가는 오프라인 매장이 생기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의 미래라고 하면 대부분 쇼룸의 기능을 이야기하지만 오프라인의 미래는 쇼룸이 아닌 브랜드 소통 공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친한 친구 집에 처음 놀러 갔을 때 향과 구조, 인테리어와 같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 얘 취향은 깔끔한 것이구나’라고 공간 속에서 친구를 알아가는 것처럼 소비자에게 그렇게 소개하기 위해 브랜드도 자신의 가치를 담은 복합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오프라인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다


도대체 소비자는 오프라인에서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 걸까요? 무신사 테라스, 아메코야 쌀가게, 아모레 성수와 같은 곳에 사람들이 찾아가는 이유는 니즈를 충족하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플러스 알파로 얻는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신사 테라스에 한정판을 보기 위해서 온 사람은 전시도 보고, 아모레 성수에 화장품 색상을 보러간 사람은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거죠. 복합 공간으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니즈의 접점을 넓혀 소비자를 더 자주 오게 만들고 더 오래 머물게 하는 최적의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플레이스 캠프 제주


오프라인일 수밖에 없는 호텔은 예전엔 숙박업소에 그쳤죠. 하지만 지금 다양한 문화 복합 공간으로 태어나고 있습니다. 제주 플레이스 캠프는 숙박업소이지만 매일 칵테일 클래스가 열리는 펍과 감성이 넘치는 카페, 8시마다 열리는 야외 대형 스크린 영화관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호텔 내부는 브랜드 혹은 아티스트와 콜라보한 방도 소개하고 있죠. 방에서 쉬다가 룸 서비스를 시켜 먹는 호캉스에서 이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플러스 알파를 가진 호텔이 오프라인 공간의 다음 트렌드로 떠오르지 않을까요?


이제는 오프라인의 개념이 확장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리빙 브랜드를 예시로 든다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나타내는 브랜드 공간, 무신사 테라스에 입점해서 한 켠을 차지하는 한 뼘 공간, 호텔 내에 구비된 자사 제품으로 소비자와 만나는 니즈 충족 공간까지 세 종류의 오프라인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오프라인의 가장 큰 장점은 소비자의 시간을 잡아두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매출 창출을 고민하기보다 자신의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들고, 소비자의 손길이 닿는 곳을 고민해서 더욱 더 촘촘하게 소비자의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오프라인의 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오프라인은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려면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라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착각하기 쉬운 진정성에 대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