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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봄 May 25. 2023

시작은 언제나 두렵다.

나만의 황금가면이 필요한 지금!

나는 언제나 시작이 어렵다. 

새로운 장소에 가는 것,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면 고민을 백만 번 하고, 막상 시작한 뒤에도 끝까지 잘할 수 있을까? 걱정 두려움이 끝이 없다. 


이런 나에게 장점이 있다면 한 번 시작한 것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도 사람도. 

한 사람을 사귀기까지는 몇 년이 걸린다. 

요즘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친구는, 단단한 관계를 만들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렸다.

무엇이든지 빠르게 흘러가는 이 시대에, 분명 나는 뒤처진 사람이다.




지난 4월부터 그림책감정코치지도사 자격증 수업을 듣고 있다. 

매 시간 그림책과 연계해 감정을 다루는데, 수업 중 내가 넘지 못하는 경계를 알게 되었다. 

바로, 어떤 일이든 한 번 시작하면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마음이다. 

조금씩 나의 경계를 뛰어넘고 싶다. 

'일단 한 번 시작해 보자. 시작하면 어떻게든 마칠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수업이 막바지를 향해가며, 작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4차시 온라인 수업을 맡게 되었다. 

두 명이 나누어하는 것인데, 개인의 성향이 쉽사리 바뀌는 게 아니라서 요즘 마음에 걱정 불안이 가득하다. 

이런 나에게 요즘 힘이 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글쓰기. 

글쓰기를 통해 복잡한 마음이 조금 정리되는 기분이다. 미해결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느낌. 


또 다른 하나는 최근 발매된 김동률의 노래, 황금가면!

노래를 들으면 흥얼거리게 되고, 마치 내가 원더우먼이 되고 황금가면이라도 쓴 듯,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취한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다가 막막할 때, 이 노래 가사를 떠올린다. 

'그래, 이렇게 맥없이 쓰러져갈 하찮은 내가 아니지......' 하면서 하던 일을 이어간다. 피식 웃음이 난다.


노래가 주는 힘. 

노랫말에 담긴 힘. 

나도 힘이 담긴 글을 쓰고 싶다. 


황금가면 - 김동률 (모든 가사가 좋지만, 그중 나를 가장 울컥하게 만든 부분만 적었다.)

세상이 정해준 내 역할이 맘에 안 들어
이렇게 맥없이 쓰러져갈 하찮은 내가 아니지
가슴을 힘껏 젖힌다 
 빛바랜 낡은 가면이 잠자던 나를 깨운다
난 황금가면이다 
깨어난 황금가면 
 달리는 황금가면
빛나는 황금가면
다 비켜라
세상이 노래할 그 이야기 내가 쓸 거야
대대로 이어질 전설을 꼭 난 이뤄내고 말 거야
별에게 맹세코 절대 
순간의 치기는 아니다
이렇게 태어난 거다 난 황금가면, 황금가면, 황금가면
출처 - <황금가면>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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