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황금가면이 필요한 지금!
나는 언제나 시작이 어렵다.
새로운 장소에 가는 것,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면 고민을 백만 번 하고, 막상 시작한 뒤에도 끝까지 잘할 수 있을까? 걱정 두려움이 끝이 없다.
이런 나에게 장점이 있다면 한 번 시작한 것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도 사람도.
한 사람을 사귀기까지는 몇 년이 걸린다.
요즘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는 친구는, 단단한 관계를 만들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렸다.
무엇이든지 빠르게 흘러가는 이 시대에, 분명 나는 뒤처진 사람이다.
지난 4월부터 그림책감정코치지도사 자격증 수업을 듣고 있다.
매 시간 그림책과 연계해 감정을 다루는데, 수업 중 내가 넘지 못하는 경계를 알게 되었다.
바로, 어떤 일이든 한 번 시작하면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마음이다.
조금씩 나의 경계를 뛰어넘고 싶다.
'일단 한 번 시작해 보자. 시작하면 어떻게든 마칠 수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수업이 막바지를 향해가며, 작은도서관에서 진행하는 4차시 온라인 수업을 맡게 되었다.
두 명이 나누어하는 것인데, 개인의 성향이 쉽사리 바뀌는 게 아니라서 요즘 마음에 걱정 불안이 가득하다.
이런 나에게 요즘 힘이 되는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글쓰기.
글쓰기를 통해 복잡한 마음이 조금 정리되는 기분이다. 미해결 과제를 하나씩 해결하는 느낌.
또 다른 하나는 최근 발매된 김동률의 노래, 황금가면!
노래를 들으면 흥얼거리게 되고, 마치 내가 원더우먼이 되고 황금가면이라도 쓴 듯,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에 취한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다가 막막할 때, 이 노래 가사를 떠올린다.
'그래, 이렇게 맥없이 쓰러져갈 하찮은 내가 아니지......' 하면서 하던 일을 이어간다. 피식 웃음이 난다.
노래가 주는 힘.
노랫말에 담긴 힘.
나도 힘이 담긴 글을 쓰고 싶다.
황금가면 - 김동률 (모든 가사가 좋지만, 그중 나를 가장 울컥하게 만든 부분만 적었다.)
세상이 정해준 내 역할이 맘에 안 들어
이렇게 맥없이 쓰러져갈 하찮은 내가 아니지
가슴을 힘껏 젖힌다
빛바랜 낡은 가면이 잠자던 나를 깨운다
난 황금가면이다
깨어난 황금가면
달리는 황금가면
빛나는 황금가면
다 비켜라
세상이 노래할 그 이야기 내가 쓸 거야
대대로 이어질 전설을 꼭 난 이뤄내고 말 거야
별에게 맹세코 절대
순간의 치기는 아니다
이렇게 태어난 거다 난 황금가면, 황금가면, 황금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