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P -> INFJ
나는 게으른 사람이다.
동화 속 개미와 베짱이에 비유하자면, 나는 베짱이다.
그래서인지 직장생활도 9 to 6의 조직생활보다는 프리랜서 일이 잘 맞았다.
물론, 고용의 불안은 심각했지만......
그런 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MBTI 검사를 하면 매번 INFP가 나오더니 요즘은 INFJ가 나올 때도 있다.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는 시간의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요즘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있다.
우선, 오전 10시까지 집안일을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문을 열고 침대 위 이불을 정리한다.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는 것과 동시에 무선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한다.
아침 먹은 것을 설거지하고 점심을 간단히 준비한다.
(보통은 아침에 먹고 남은 것을 그릇에 넣는 정도)
마지막으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내리고 과일을 먹기 좋게 잘라 실리콘 밀폐용기에 담는다.
이렇게 집안일을 마무리하면 오전 10시쯤.
라디오를 켜고 주방 원목식탁으로 출근을 한다.
사람 목소리가 그리운 날은 MBC FM4U (11시 이석훈의 브런치 카페 포함),
조용히 음악만 듣고 싶을 때는 클래식 채널을 튼다.
식탁 앞에 앉아서 책을 읽고 메모 정리 후 글도 쓰고, 혼자 분주하다.
틈틈이 밥도 먹고 간식도 먹고, 간식은 주로 과자를 좋아하지만 과일을 먹을 때도 있다. 과일 깎기도 싫어하던 내가 과일 도시락을 준비하다니, 여러모로 사람은 달라진다 싶다.
나만의 장소에서 나만의 일을 한다.
누가 시킨 일이 아니니, 귀찮으면 안 해도 그만이다.
하지만 스스로 알아서 하는 재미가 꽤 괜찮다.
어느 날 INFP 기질이 발동해 방바닥과 한 몸이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한번 맛본 즐거움은 또다시 찾게 될 테니......
아무튼 오늘도 출근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