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공공의 적
우리나라는 참 웃긴 게.
잘못한 사람이(가해자) 상대방(피해자)에게 떳떳한 나라인 것 같다.
잘못의 경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잘못을 한 사람의 사회적 위치와 재력이 중요하다.
내가 가진 게 많으면 잘못 따위 돈으로 사버리면 그만이고 권력으로 짓눌러 없애 버리면 그만이다.
이게 심해서 전문직 선호, 나이, 직업, 차, 집, 외모 등 외적으로 평가 가능한 요소로 그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평가하는 것이 문제다.
내가 없으면 없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면 되고, 있으면 있은 그대로 보여주면 되는데.
있는 사람은 있는 걸 숨기고 더 많은 걸 가로채려고 하고.
없는 사람은 없는 걸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하니 힘들다.
머가 이리도 역행하는 게 많은지.
죄를 지은 사람은 머가 그렇게 떳떳한지.
우편 효과로 인한 법치국가의 폐허는 면죄부를 돈으로 사버린 16세기와 다를 게 없다.
법치는 반박문도 통하지 않는다.
오직 권력과 자본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온실 속의 화초처럼 법치가 보호받는 시대.
예뻐서 꺾으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사람 한 둘 쯤 소리 소문 없이 죽어간 들 신경 쓰는 사회가 아니다.
공포통치라기보다는 자유를 빙자한 감시체제 속에서 눈치를 보며, 자유를 억압받는 시대다.